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시위는 오늘이 여섯 번째로, 지난 15일 열차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 만입니다. 북한의 저강도 무력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 오늘 발사는 발사 그 자체보다도 시점과 의도에 대해 주시할 부분이 있습니다.
김여정, "북한 군사행동에 시비 걸지 말라"
북한의 군사행동은 '도발'로, 남한의 군사행동은 '대북 억제력 확보'로 미화하는 '이중 기준'이 없어져야 남북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더 이상 시비 걸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각종 비난과 제재가 뒤따르는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이단아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러 건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됐고, 이 결의안에 따라 북한은 어떠한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금지되게 돼 있습니다. 이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면 되는데, 북한은 핵 개발은 계속하면서 이른바 '이중 기준'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 반응 지켜보겠다는 뜻
▶ [취재파일] 북 "남북 관계 회복 원하면…" 어르고 달래는 북한
이제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남한 정부의 반응을 보고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입니다. 남한 정부의 반응이 북한이 수용할 수준이면 통신선 복원 같은 조치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남북관계 개선 신호는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여정이 토요일 밤 담화에서 "앞으로 훈풍이 불어올지, 폭풍이 몰아칠지 예단하지는 않겠다"고 한 것이 이런 맥락입니다.
지금 북한이 하는 행동을 보면 남한 정부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임기 말 남북 관계 개선에 매달리는 현 정부를 상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따라올래? 말래?'하고 웃고 있는 듯 보입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만 북한이 이런 식으로 해서는 곤란합니다. 국민들의 대북 피로도가 높아지면 남북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도 없습니다. 정부가 줏대를 가지고 대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