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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또, 미사일 발사…남한 정부 시험하는 북한

북한이 오늘(28일) 아침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아침 6시 40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입니다.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시위는 오늘이 여섯 번째로, 지난 15일 열차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 만입니다. 북한의 저강도 무력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 오늘 발사는 발사 그 자체보다도 시점과 의도에 대해 주시할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 김여정 부부장

김여정, "북한 군사행동에 시비 걸지 말라"

북한은 지난 토요일(25일) 밤 김여정 명의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종전선언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시사했는데, 이 모든 것들이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공정성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한 것이 이른바 '이중 기준'입니다.

북한의 군사행동은 '도발'로, 남한의 군사행동은 '대북 억제력 확보'로 미화하는 '이중 기준'이 없어져야 남북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더 이상 시비 걸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각종 비난과 제재가 뒤따르는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이단아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러 건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됐고, 이 결의안에 따라 북한은 어떠한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금지되게 돼 있습니다. 이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면 되는데, 북한은 핵 개발은 계속하면서 이른바 '이중 기준'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남한 정부 반응 지켜보겠다는 뜻

여하튼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흘리면서도 북한 군사행동에 대해서는 시비 걸지 말라는 요구를 한 시점에서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습니다. 남한 정부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심산입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예측한 대로입니다.
▶ [취재파일] 북 "남북 관계 회복 원하면…" 어르고 달래는 북한

이제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남한 정부의 반응을 보고 다음 행보를 결정할 것입니다. 남한 정부의 반응이 북한이 수용할 수준이면 통신선 복원 같은 조치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남북관계 개선 신호는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여정이 토요일 밤 담화에서 "앞으로 훈풍이 불어올지, 폭풍이 몰아칠지 예단하지는 않겠다"고 한 것이 이런 맥락입니다.

지금 북한이 하는 행동을 보면 남한 정부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임기 말 남북 관계 개선에 매달리는 현 정부를 상대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따라올래? 말래?'하고 웃고 있는 듯 보입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만 북한이 이런 식으로 해서는 곤란합니다. 국민들의 대북 피로도가 높아지면 남북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도 없습니다. 정부가 줏대를 가지고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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