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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 기와지붕? 문화재 경관 가린 아파트, 해법 있나

<앵커>

건설 중인 신축 아파트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왕릉 경관을 훼손한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화재 난개발의 잘못된 전례가 된다는 우려와 입주자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김포 장릉은 봉분에서 계양산까지 탁 트인 경관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가 문화재청 심의 기준인 높이 20m를 넘어 79.5m까지 올라가면서 주변 경관을 이루던 핵심인 계양산이 아파트 뒤로 감춰졌습니다.

문화재청이 다음 달 중순까지 건설사 3곳에 개선책을 마련해 재심의를 받으라고 했지만, 문제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겁니다.

자칫 살 곳을 잃을 처지에 놓인 입주자들의 카페 운영진이 지역구 의원실과 접촉한 뒤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도색이나 기와지붕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지만, 이는 문화재청 관계자 설명이 와전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의원실에서) 개선 대책이 어떤 게 있는지를 물어보셔서 개선 대책의 예시로서 제가 설명을 드렸는데, 그 전달 과정에서 조금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파트 꼭대기 층 일부를 허무는 건 건설사 내부 검토 과정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제외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문화재 심의 위원들 사이에선 자칫 잘못된 전례를 만들 경우 문화재 주변 난개발을 막을 수 없게 된다는 우려와,

[A 씨/문화재 심의 위원 : (김포장릉의) 남서나 남동 측에 올라온 아파트들에 대한 안건은, 그때도 '여긴(신도시 쪽은) 다 이미 짓고 있는데 우리는 못 짓게 하느냐' 그런 얘기가 이미 나왔었어요.]

입주자 피해 등을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B 씨/문화재 심의 위원 :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상황이 되는 거고요. 신중히 답을 찾아 나가는 방법밖에는….]

건설사와 허가 관청, 문화재청이 묘수를 찾지 않으면 3천400가구가 졸지에 살 곳을 잃을 수 있는 상황, 다음 달 재심의 과정에서 모두가 납득할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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