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계 부채가 계속 늘어나자 정부는 최근 대출 조이기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손대지 않았었던 전세대출도 규제할지를 놓고 고민해왔는데, 한 시중은행이 먼저 전세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계속해서,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KB국민은행이 오는 29일부터 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전세대출 한도까지 줄였습니다.
임대차 계약 갱신의 경우 전체 보증금의 80%까지 전세대출이 가능했는데, 이제 보증금 상승분만큼만 빌릴 수 있습니다.
예컨대 대출 2억 원을 낀 4억 원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6억 원으로 늘어났다면, 기존에는 2억 8천만 원까지 추가 대출이 가능했는데 2억 원으로 낮아진 것입니다.
[A 씨/전세 세입자 : 전세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고 가격이 계속 높아지는데. 대출 규제만 이렇게 가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금리가 더 싼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 대출도 막힙니다.
[국민은행 관계자 : (가계 부채) 성장세는 관리해야 되고, 한정된 재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금만 저희가 돈을 지원하자고 (판단했습니다.)]
서민 실수요자가 많다는 이유로 꺼려왔던 전세대출 한도 축소에 물꼬를 튼 셈이라 다른 은행도 줄줄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리가 낮은 전세대출을 받아 주식, 가상화폐 같은 다른 자산을 사거나 '갭투자'에 이용하는 꼼수 때문에 정부 역시 전세대출 규제를 검토 중입니다.
전세대출을 그대로 두자니 가계 부채 증가세를 꺾기 어렵고, 규제하자니 실수요자를 보호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전세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규제하게 되면 전세로 사는 서민들은 도심지에서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방안은 다음 달 발표됩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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