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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실종' 50대 여성, 떠돌이 생활 8년 만에 가족 품으로

[단독] '실종' 50대 여성, 떠돌이 생활 8년 만에 가족 품으로

박찬범 기자 cbcb@sbs.co.kr

작성 2021.09.17 20:47 수정 2021.09.17 21: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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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년 전 실종 신고됐던 50대 여성이 얼마 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선 뒤 형제자매와도 연락이 끊긴 채로 거리를 떠돌았던 건데, 한 경찰의 세심한 도움 덕분에 고향으로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박찬범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경찰이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를 고릅니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우는데, 굶주린 노숙인 여성을 위한 겁니다.

여성은 오랜 거리 생활에 몸과 마음이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김해중/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 경사 : 다른 직원들이 식사하려고 하는데 그분은 식사를 못 하고 계신 거 같아서 식사했는지 여쭤보니까, 하루종일 못 먹었다고 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사게 됐습니다.]

김 경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주택가에서 이 50대 여성을 만났습니다.

여성은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건물 계단에 들어왔고, 이곳에서 추위와 더위를 피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했습니다.

[유명환/주민 : 집에서 나가다가 마주친 적은 있는데, 이제 한겨울에도 그렇게 지내셨던 것 같아요, 추울 때도.]

처음 경찰을 본 여성은 죄송하다며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 했습니다.

김 경사는 신원 조회를 해봤습니다.

경북 구미에서 접수된 장기실종자였습니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무작정 집을 나온 뒤 무려 8년이나 전국을 떠돌았습니다.

주민등록번호까지 말소됐습니다.

[김영건/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 경장 : 실종되신 분으로 확인돼서 이제 지구대로 같이 가실 수 있는지 물어보고 동행하게 됐습니다.]

실종 신고했던 친언니도 그사이 사망해 보호자도 바로 찾을 수 없었는데, 수소문 끝에 다른 형제 한 명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얼굴마저 잊을 것 같던 형제를 기다리는 시간은 초조했습니다.

자정 무렵, 일손을 멈추고 한달음에 달려온 형제들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끌어안고 이야기를 나누며 해후의 기쁨을 나눴습니다.

경찰의 세심함으로 여성은 길고 외로운 길 위의 삶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당곡지구대·정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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