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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갑질' 감시하랬더니…규제 대상 기업 후원받아

[단독] '갑질' 감시하랬더니…규제 대상 기업 후원받아

이호건 기자 hogeni@sbs.co.kr

작성 2021.09.16 20:47 수정 2021.09.16 21: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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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달 전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들의 코로나 극복기를 담은 영상 공모전을 열고 수상자들에게 총 3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상금을 배달 플랫폼업체에서 현금 후원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 소식을 이호건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최한 소담영화제입니다.

소상공인 코로나 극복기가 주제로 200여 개의 출품작 가운데 8명에 총 3천만 원 상금을 지급했습니다.

행사 예산은 1억 2천여만 원.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산 내역 어디에도 상금 관련 내용이 없습니다.

상금을 자체 예산이 아닌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한테서 현금 후원을 받아 집행했기 때문입니다.

[배달의민족 임원 : (거기(중기부)가 먼저 요청했어요? 아니면 상무님이 먼저 (후원금) 내신다고 그런 거예요?) 말씀 나누신 내용이 맞습니다. (그러면 중기부가 요청한 게 맞는 걸로 알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지난 3월 중기부 담당자가 배달의민족에 후원을 요구했고, 배달의민족이 중기부 산하기관이었던 '소상공인 방송정보원'을 통해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기부는 배달 플랫폼 갑질로부터 소상공인 보호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정작 배달 플랫폼업체한테서 후원을 받은 것입니다.

당장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이 제기됩니다.

공직자 등은 직무와 관련해서는 기부 후원을 막론하고 동일인으로부터 300만 원 넘는 금품을 받거나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해당 후원이 "직무와 연관돼 청탁금지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 : 실제로는 기관한테 줬다고 하더라도 공직자 등이 업체에 지원을 요구했다거나 했을 때에는 청탁금지법의 규율 대상이 될 수 있다.]

[김정재 의원/국민의힘 (국회 산자위) : 기업의 소상공인들에 대한 갑질을 감시하고 규제해야 될 중기부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현금 후원 지원을 받는다는 건 부적절한 일입니다. 국민권익위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중기부는 공익 목적 행사에 배달의민족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현행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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