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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두환 반대세력 '역쿠데타' 모의 알았지만 반대했다

미국, 전두환 반대세력 '역쿠데타' 모의 알았지만 반대했다

곽상은 기자

작성 2021.09.16 10:04 수정 2021.09.16 10: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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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비밀해제 문서 (사진=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미국은 한국군 내에 12·12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을 몰아내려는 '역쿠데타' 모의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수했지만, 더 처참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에 사실상 반대했다는 사실이 미국 정부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이 사실은 미국 카터대통령기록관이 최근 외교부에 전달한 미국 정부의 비밀 해제 문서를 통해 확인됐으며, 해당 문서 사본은 오늘(16일)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홈페이지에 공개됐습니다.

새로 비밀이 해제된 206쪽 분량의 전문 중에는 주한미국대사관이 1980년 2월 1일 한국군 내 반 전두환 움직임을 담아 국무부에 보고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전문은 'General Rhee Bomb June'으로부터 12·12 사태를 되돌리려는 군 내부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당시 류병헌 합참의장도 존 위컴 주한미군사령관과 대화에서 육군 내 "더 많은 문제"(further troubles)가 발생할 조짐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최용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1과장은 "제보자 신원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범준 당시 국방부 방산차관보로 추정되는데 이미 돌아가셔서 직접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역쿠데타 모의는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미국대사의 회고록을 통해서도 알려졌는데 대사는 모의 주체를 '선배 장교그룹'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범준 장군은 육사 8기로 전두환(육사 11기)의 선배이며 12·12 사태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제보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최 과장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 대사관은 제보자의 의도를 모르는 상황에서 잘못 대응할 경우 역쿠데타 음모에 말려 들어갈 수 있음을 우려하며, 국무부에 전두환 측과 반대 세력 모두에 메시지를 전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대사관은 "미국 정부는 한 군집단이 12월 12일 일어난 일들을 되돌리려 하거나 다른(쿠데타) 세력이 정부를 완전히 장악하는 수준으로 입지를 더 강화할 경우 한국에 처참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믿는다는 점을 모든 관련자에게 최대한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에 대사관은 "미국 정부는 다른 장교들이 12월 12일 일어날 일을 되돌리려고 시도하는 것도 똑같이 위험하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이 장군에게 전달하겠다고 국무부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최 과장은 "역쿠데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글라이스틴 대사 회고록에도 잘 표현이 안됐다"며 "미국의 태도를 분명히 표현한 것은 이 문서가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1980년 5월 8일 작성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NSC) 문서에는 1980년 5월 15일 서울에서 학생과 정부 간 심각한 충돌이 예상되며 전두환이 이미 2∼3개의 공수여단을 서울로 이동시켰다고 기록됐습니다.

전두환 광주 법정 출석
전두환을 공수부대 이동의 실질적 명령권자로 지목한 문서로 이는 전두환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미국이 인정한 대목으로 보인다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1980년 4월 14일 대사관 전문에서는 글라이스틴 대사가 전두환이 중앙정보부장 서리를 겸직하게 됐다는 청와대 결정을 전달받고서 청와대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사실도 보고됐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 문서로, 누가 광주시민에 발포를 명령했는지 등 당시 군사작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사진=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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