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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노래방 기기' 회장의 수상한 거래 (풀영상)

<앵커>

노래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회사 이름, 바로 '금영엔터테인먼트'입니다. 지난 1995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한때 시장점유율 70%, 연 매출 80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5년 전부터는 김 모 회장이 이 회사를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김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먼저,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재작년 금영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며 만든 자료입니다.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반주 음악을 재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연구 시작 1년 1개월 만인 2016년 6월에 개발을 끝낸 것인데, '타사에서 모방할 수 없는 당사만의 특징'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6년 2월, 김 모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뒤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가 자체 개발한 이 기술을 외부 업체에 돈을 내고 쓰는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2017년 6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A사에 이른바 '기술사용료'로 약 10억 원을 지불합니다.

이어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대가로, 이번에는 B사에 9개월간 약 12억 원을 지불합니다.

B사 대표는 금영엔터테인먼트에서 기술 개발을 했던 인물, A사 대표는 당시 회사 재무팀 직원이었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 관계자 : 모든 자금의 이체 관리를 해당 시점에 하는 직원이었죠. 직원으로 근무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회사를 차리고.]

A사와 B사는 문을 닫았고, 2019년 8월부터는 C사가 금영엔터테인먼트 측으로부터 기술 사용료 13억 원, 용역비 등으로 최소 37억 원을 받았습니다.

C사를 찾아갔습니다.

김 회장 개인 집무실과 같은 건물에 있는데 사무실에는 간판도 따로 없고, 대표와 직원 1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C 사 대표 : (혹시 대표님 아니세요?) 아니요, 나가주세요.]

취재 결과 C사 대표 역시 전 금영엔터테인먼트 개발팀 직원이었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츠 측이 지불한 돈은 어디에 쓰였을까.

A·B 두 회사의 법인 계좌 입출금 내역입니다.

2017년 8월 A 사가 김 회장 개인 계좌로 6천만 원을 이체했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 법인계좌 입출금 내역

[금영엔터테인먼트 법인계좌 입출금 내역]
이뿐 아니라 김 회장 아들에게도 급여 명목 등으로 송금했는데, A 사가 8차례 1억 800만 원, B 사가 7차례 8천400만 원을 보냈습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현금도 수시로 빠져나갔는데 취재진이 파악한 것만 A 사 2천500만 원, B 사 6억 원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두 회사가 23차례에 걸쳐 4억 1천만 원을 보낸 J사입니다.

식품 제조 등을 하는 업체인데 김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김경율/회계사 : 개인 통장이면 이런 거래가 가능할지라도 법인 통장이 이럴 수가 없거든요. 회사의 거래 내역들을 보게 되면 일반적인 어떤 재화나 용역의 거래라고 보기 힘듭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최대웅, 영상편집 : 최혜영, CG : 성재은·최재영·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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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끝까지판다팀이 취재한 결과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특별성과급을 일부 직원들에게 나눠준 뒤에 김 회장이 그것을 다시 가져가기도 했고, 또 회장 아들이 세 들어 있던 가게의 임대 계약을 회사가 이어받으면서 그 아들한테 권리금을 줬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김도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 김 회장 아들 클럽 운영

<기자>

지난해 9월, 금영엔터테인먼트 김 모 회장이 특정 임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을 주라며 담당 직원을 재촉합니다.

[김 모 금영엔터테인먼트 회장 : 보너스 지급으로 해서 처리한다는 건 잘 돼 가나?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하는데. 그냥 내가 처리할까? 왜 그렇게 늦춰?]

김 회장 지시로 회사는 직원 6명에게 3~5천만 원까지, 모두 3억 4천만 원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했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 관계자 : (코로나19로) 긴축재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과거에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고 정말 뜻밖에 행동이었죠.]

그런데 이 특별성과급이 고스란히 김 회장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 관계자 : 받은 금액 중에 원천세를 제외한 금액을 전부 현금으로 출금하고요. 걷어서 회장에게 직접 전달을 했습니다.]

현금으로 찾은 성과급이 중간 간부를 거쳐 회장에게 전해졌다는 것입니다.

성과급을 걷어간 뒤에는 입단속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전 금영엔터테인먼트 직원 : (회장님이) ○○아 네가 입 안 나오게끔. (입단속을 좀 해놔라?) 응 난 못 믿는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부산 해운대구의 한 상가건물.

2018년 김 회장 아들이 월세 1천650만 원을 내고 한 층을 빌려 클럽을 운영한 곳입니다.

아들이 클럽을 운영한 지 채 1년도 안 돼, 금영엔터테인먼트는 김 회장 제안으로 임대 계약을 승계해 이곳을 200평 크기 노래방으로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김 회장 아들에게 권리금 1억 원까지 지급했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 관계자 : (아들 클럽이 맺은) 임대차(계약)의 손실 금액을 막는 게 목적이었고, 회사를 끌어 들이다 보니까 회사도 덩달아서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끝까지판다팀은 횡령과 배임 의혹 등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김 회장을 찾아갔는데,

[안녕하세요 회장님.]

김 회장은 곧 연락하겠다며 자리를 피합니다.

[김 모 회장 : 우리하고 한 번 인터뷰를 합시다, 잘됐네요. (언제 가능하실까요?) 다음 주에 연락을 합시다. 제가 연락을 드릴게요.]

그러나 그 뒤 연락은 안 됐고, 뒤늦게 회사 측은 '인터뷰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와 거래 업체 등에도 수 차례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최대웅, 영상편집 : 최혜영, VJ : 김준호, 화면출처 : 유튜브 쥬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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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끝까지판다팀 김관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금영엔터테인먼트

Q. 금영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특별대출도 받았다?

[김관진 기자 : 금영엔터테인먼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코로나19 대출 명목으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서 총 89억 원을 받았습니다. 노래방 업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영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하반기에 AS센터 4곳을 폐쇄하고 직원 10여 명을 퇴사시키기도 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정작 오너인 김 회장은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앞서 전해드린 대로 특별성과급을 줬다가 뺏은 그 사례는 특별대출금을 공단으로부터 받고 나서 불과 나흘 뒤에 이뤄진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Q. 경찰 조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김관진 기자 : 경찰은 김 회장을 배임, 횡령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요 참고인 조사는 마친 것으로 전해졌는데 경찰은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배임, 횡령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복수의 참고인 진술과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수사 상황은 취재가 되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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