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미, 9·11 테러 기밀문건 공개…사우디 개입 결정적 증거는 없어

미, 9·11 테러 기밀문건 공개…사우디 개입 결정적 증거는 없어
▲ 911 메모리얼 파크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01년 9·11 테러 20주년인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당시 테러에 연루됐는지에 관해 조사한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에는 사우디 측 인사가 테러범의 여행, 숙박 등을 지원했다는 진술이 있지만, 9·11 유족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처럼 사우디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는 게 외신의 평가입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FBI가 기밀을 해제해 공개한 16쪽짜리 문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인 오마르 알-바유미가 적어도 2명의 9·11 항공기 납치 테러범을 돕기 위해 통역과 여행, 숙박, 자금 지원을 제공하는 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기술돼 있습니다.

이 문건은 당시 로스앤젤레스 사우디 영사관의 지도부와 개인적 교류를 유지해온 한 남성을 상대로 2015년 11월 진행한 조사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FBI는 로스앤젤레스 지역 대학생인 알-바유미를 사우디 정보 요원이나 사우디 영사관 관료로 의심했습니다.

실제 2017년 미 법원에 제출된 기록에 따르면 FBI가 알-바유미가 비밀정보요원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과거 미 의회의 9·11 테러 조사위원회는 알-바유미가 사우디 정보 요원이거나 아니면 납치범을 지원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알-바유미는 한 식당에서 이들을 우연히 만났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알-바유미는 9·11 테러 몇 주 전 미국을 떠났습니다.

이번 문건 공개 조치는 9·11 피해자와 유족이 그간 사우디 정부의 9·11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문건 공개를 요구한 데 따라 이뤄졌습니다.

미 정부는 과거 일부 사우디 국적자와 비행기 탈취범 간 관계를 개략적으로 설명했지만 사우디가 직접 연루됐는지는 분명히 하지 않았습니다.

9·11 위원회는 2004년 최종 보고서에서 사우디 정부가 조직적으로, 또는 고위 당국자가 개인적으로 알카에다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낸 바 있습니다.

지난달 미 법무부는 FBI가 비행기 탈취범과 공모 의심자 간 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9·11 테러 조사와 관련한 문건의 기밀해제 검토를 법무부 등에 지시했습니다.

지난달 약 1천800명의 유족 등이 관련 문건을 기밀해제하지 않는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9·11 추모식에 참석하는 데 반대한다고 압박한 뒤 나온 조치였습니다.

이날 공개된 문건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 후 처음으로 나온 겁니다.

사우디 정부는 그동안 어떤 연관성도 부인해 왔습니다.

또 근거 없는 주장을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의 문건 공개 지시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