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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싸라기 땅에 군 시설…30년 넘게 무단 점유

<앵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국방부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30여 년 전에 지어진 건데, 알고 보면 건물이 쉽게 들어설 수 없는 '도로 부지'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땅 주인인 서울시는 군의 오랜 무단 점유 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먼저 정준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동호대교 남단.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연구소 현판이 걸린 출입문이 보입니다.

그 안쪽 널찍한 마당에는 3층짜리 건물이 서 있고 한 켠에 천막으로 가려진 바리케이드가 눈에 띕니다.

[연구소 관계자 : 이 건물은 군 건물이에요.]

1985년에 지어진 국방부 소유 건물이라는데, 3층은 육군이 쓰고 있고 1층과 2층은 퇴역 장성들이 주축이 된 사단법인이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연구소 관계자 : 3층에는 문을 다 잠가놓고 현 관리하는 부대에서 이제 이 작전이 필요할 때 검문소니까. (1, 2층은) 우리한테 임대를 준 거죠. 입찰 들어가서 입찰료를 내고 해서 쓰는 거지.]

그런데 등기부 등본을 떼 보니 수상한 부분이 나옵니다.

건물이 들어선 곳이 도로로 표기돼 있습니다.

땅 주인인 서울시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최근에 이 건물에 대해서 국방부하고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좀 약간 여기에 대해서 잘 파악이 안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지금까지 국방부로부터 해당 부지 사용에 대한 어떠한 협의 요청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관할 구청 역시 건물이 있는 걸 알면서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 '현장에 어떤 것이 있구나' 정도를 파악했지. 검토는 추가적으로 하지 못해 가지고 그게 미등록 건물인지 어떤지에 대한 체크는 못 했었거든요.]

국방부는 무단 점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원래 검문소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와 부지사용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설민환·하 륭,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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