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9일) 새벽, 자영업자들이 차를 몰고 나왔습니다.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거리두기 조치에 항의한 것입니다.
식당, 술집 사장님들이 왜 거리로 나섰는지, 박찬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오늘 새벽, 올림픽대로 위에 비상등을 켠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자영업자들은 'SOS 신호'를 의미하는 일정한 박자에 맞춰 자동차 경적을 울리기도 합니다.
길어지는 코로나 거리두기 조치로 도저히 견딜 수 없어진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입니다.
한밤, 이들은 왜 거리로 나와야 했을까요.
[이기봉/자영업자 : (오늘 어떻게 나오신 거예요?) 화가 나서 나왔습니다.]
사정을 더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저녁 시간, 넓은 가게에는 사장 1명과 손님 1테이블뿐.
하루 종일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 매출이 아예 찍히지 않은 날도 적잖습니다.
[이기봉/자영업자 : 저는 뭐 (대출을) 한 9천만 원 정도 했어요. 장사를 해서 돈을 갚아야 하는데 더 이상 대출도 뭐 다 차서 안 나올 테고. 뭐 그렇게 되면 파산을 해야죠, 파산. 갚을 능력이 안 되는데 어떡해요.]
자영업자들이 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거리두기 4단계. 이 조치는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최근 한 연구 결과에서는 거리두기 정책이 코로나 유행 초기에는 이동량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지만,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4단계를 적용하고 있는 지금은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자영업자들 어려움이 수치로 나타난 것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영업시간을 조였다, 풀었다, 반복하는 동안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한 기간이 누적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고 빚만 눈덩이처럼 늘었습니다.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 유예 같은 코로나 대출 지원은 단계적으로 끝날 예정이고, 금리 인상에 이자까지 비싸지고 있어서 빚 갚기는 더욱 막막해지고 있습니다.
자칫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면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차남수/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 :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스스로, 경제 주체인 소상공인들이 하겠다는 게 자율이고요.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면) 그것에 대한 책임은 당당하게 받겠다. 과태료, 벌금이 됐든, 더한 처벌이라도 받겠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영구적으로 바꿔놓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버텨달라는 부탁 대신 정교한 방역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태훈, 영상편집 : 김초아, CG : 홍성용·최재영·성재은·정시원·안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