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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 개방 합의 불발…"대기업이 시장 장악할 것"

<앵커>

매주 금요일 산업계 동향 살펴보는 오비즈 시간입니다. 대기업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놓고,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성훈 기자 리포트 보시고 자세한 얘기 나눠보죠.

<기자>

중고 SUV 차량이 시세보다 500만 원가량 싼 가격에 인터넷 매물로 나왔습니다.

[중고차 허위매물 업자 : (매물이 있는 건가요?) 있으니까 올려놨죠. (좀 싸던데?) 직거래라고 보시면 되는 거예요.]

직접 중고차 매매단지를 찾아가 보니 갑자기 차에 문제가 있다며 다른 차량을 추천합니다.

[중고차 허위매물 업자 : 이게 이력은 부분 침수가 들어가 있는데, 아니시면 (다른) 상품하고 비교만 해보시고 다른 상품화가 된 저희….]

알고 보니, 허위매물이었던 겁니다.

중고차 구매 경험자 가운데 31%는 중고차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경기도가 중고차 사이트 31곳에서 매물로 나온 3천여 대를 임의로 추출해 자동차 등록원부와 대조해봤더니, 허위매물이 9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일부 중고차 판매업자들의 사기 행각에 소비자 10명 가운데 8명은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낙후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중고차 업계의 반발로 지난달 31일,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의 합의 도출은 불발됐습니다.

중고차 업계는 시장을 한꺼번에 개방하면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해 업계 종사자 5만 명의 일자리를 위협할 거라는 입장입니다.

[중고차 업체 대표 : (대기업은) 광고를 많이 하잖아요. 품질보증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대기업 들어오면 모든 중고차 하는 사람들 매출 50% 이상은 줄어요.]

소비자단체는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가 각자의 이익만 내세우고 있어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꼬집습니다.

[박순장/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위원회 팀장 : 소비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목소리들이 배제가 된 상태에서 논의가 되다 보니까 또 협의가 어려웠다고 저희들은 보고요. 각자의 이익만을 너무 주장하는 것 같아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2주 이내에 1번 더 협의를 진행하겠지만 양측 태도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협상을 종료할 수도 있다"고도 밝혀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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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완성차업계. 쉽게 얘기해서 현대, 기아차와 같은 대기업들인데 대단히 중고차 업계로 진출을 하고 싶은 모양이에요. 이유가 있겠죠?

[이성훈 기자 : 거의 뭐 숙원사업처럼 여기고 있는데요. 중고차 시장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큽니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가 258만대로 매출액이 거의 10조 원에 달했거든요. 같은 기간에서 국내에서 팔린 신차 190만 대보다 1.3배 이상 많은 겁니다. 또 차 캐피탈, 보험 등을 연기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중고차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형평성 문제가 크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완성차 5개 사는 2009년 11월에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매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이후에 지속적으로 중고차 시장 진출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Q. 그런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인증 중고차라는 건 뭐고, 테슬라는 가능한데 우리 업계는 왜 안 되는 건가요?

[이성훈 기자 : 인증 중고차는요, 완성차 업체가 직접 중고차를 매입을 해서 검수를 한 다음에 되파는 차량을 의미합니다. 테슬라가 직접 테슬라 중고차를 구매해서 다른 업체를 통해서 손을 본 다음에 시장에 내놓겠다, 뭐 이런 건데요. 이미 벤츠는 23곳, BMW 20곳, 아우디 11곳 등 수입차 브랜드 인증 중고차 매장 수는 전국에 101곳이나 됩니다. 이게 국내 완성체 업체와는 달리 수입체 업체는 중고차 시장 진입을 제한받고 있지 않아서 그런 건데요. 100% 정품 부품만 사용해 정비를 하고 보증기간도 있기 때문에 이런 인증 중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Q. 어떻게든 국내업체들도 결론이 나야 될 텐데 합의 가능성은 좀 있습니까?

[이성훈 기자 : 일단 합의 시한이 지난달 말일까지였는데, 결국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를 했습니다.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첫 해 3%에서 4년에 걸쳐서 최대 10%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데까지는 합의를 봤는데요. 그런데 핵심인 거래 대수를 놓고 의견이 갈렸습니다. 이견이 커서 사실 합의 가능성은 작아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중기부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대다수 소비자는 국내 중고차 시장의 정보 비대칭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인식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만큼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논의와 함께 건전한 중고차 시장 육성을 위한 대안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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