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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탈북민 성적 학대한 경찰, 4년 만에 '직위해제'

<앵커>

탈북민 보호 업무를 맡은 경찰이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여중생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에도 4년 동안 계속 근무하다가 어제(2일)서야 직위해제 조치됐습니다.

조윤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탈북민 A 씨는 4년 전 서울 고모 집에서 지내며 겪은 일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A 씨가 집에 혼자 있을 때 한 남성이 속옷 차림으로 다가왔는데 경찰 B 씨였습니다.

[A 씨/피해자 : 학교 갔다가 집에 왔는데 그분이 제가 있는 방으로 들어와서 자신의 신체 부위를 손으로 만지면서, 저한테 책임지라고….]

A 씨는 함께 탈북한 고모 집에서 생활했는데, 과거 가족들에 대한 정착 지원 업무를 했던 B 씨가 자신을 추행하려 했다는 겁니다.

겁에 질린 A 씨가 집을 나가려 하자, 입막음까지 시도했다고 합니다.

[A 씨/피해자 : 저를 세워서 오늘 있었던 일은 비밀이라고, 죽을 때까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고. 자기가 열심히 너희 가족 도와주고 있으니까 말하지 말라고….]

B 씨의 만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집에 수시로 드나들며 '사랑한다고 말하라'고 강요하는가 하면 수시로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A 씨/피해자 : '나는 너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너는 어떤지?' 이렇게 물어보고. 전화 오고 문자 오고 하면 '이거 내용 지워라, 카카오톡 지워라' (말했어요.) 그냥 다 지우게 했어요.]

A 씨에 대한 그루밍 성폭력이 의심되는데, 당시 탈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A 씨는 혼자 끙끙 앓으며 그 시간을 버텼습니다.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알리기까지 마음의 병은 깊어졌고 최근 불안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A 씨/피해자 : 어떤 표정으로, 어떤 자세로 나를 내려다봤는지 다 기억이 나는데… 그때 어렸고, 의지할 사람도 주변에 아무도 없었고. 그냥 혼자 버티는 삶을 살고 있는데, 사과만 해줬으면. 그게 전부였어요.]

충북경찰청은 지난달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B 씨를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B 씨가 속한 경찰서는 어제 B 씨를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B 씨에게 여러 번 입장을 물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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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이후 경찰은 'B씨가 업무 과정에서 사적으로 피해자를 알게 됐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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