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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대리점주 극단 선택…"을 간의 다툼"

<앵커>

경기도 김포의 한 40대 택배 대리점 점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숨진 점주는 택배 노조에 소속된 기사들이 자신을 집단으로 괴롭혔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40살 택배 대리점주 이 모 씨의 분향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억울해서 못 보낸다", 400여 개의 조화가 택배 터미널 담장 밖 도로까지 길게 놓였습니다.

이 씨는 유서에 "노조에 가입하면 자신을 무너뜨리고 대리점을 흡수해서 파멸시킬 수 있어, 소속 기사들이 집단 괴롭힘을 했다"고 썼습니다.

이 씨가 가장 괴로워했던 건 소속 기사들의 배송 거부였습니다.

대리점 소속 기사 18명 중 12명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소속인데, 이들이 택배비가 잘못 책정돼 바로 잡아야 하는 '개선 상품'이라는 명목으로 배송을 안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빠른 배송이 필요한 신선식품이나 무거운 물품을 주로 개선 상품으로 지정했는데, 비노조원 기사가 대신 배송하면 구역을 침범했다며 부당 노동행위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 이 모 씨 동료 : (비노조원들이) 도와주는 행위까지도 노조원들이 괴롭힘을 하고 그런 식으로 못하게 막았었고. 아내와 오후에 나와서 (개선 상품을) 정리해서 직접 배송을 하고.]

이 씨는 결국 지난 7월 말 노조원 압박에 아예 택배 일에서 손을 떼겠다는 대리점 포기 각서를 원청회사에 제출했고, 회사를 포기하기로 한 날을 하루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유족과 대리점주들이 노조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가운데, 전국택배연대노조는 "노조가 불공정한 근로 조건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진 거"라며 "원청이 모든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해 생긴 을 간의 다툼"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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