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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설 매장 묘지 남아돈다…봉분 대신 화장 선호

<앵커>

제주 동부공설묘지가 조성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단 1기의 묘도 없이 텅 빈 채 남아 있습니다. 장묘문화가 매장 대신 화장 위주로 바뀌면서, 매장 수요가 크게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창범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시 용강동의 동부공설묘지입니다.

어승생공설묘지가 포화되면 사용하기 위해 지난 2009년 8만9천여 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됐습니다.

상하수도는 물론 전기까지 모든 기반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7천900여 기의 묘를 안장할 예정이었습니다.

당초 어승생공설묘지가 만장이 되면 대제 묘지로 조성됐던 동부공설묘지는 완공된 지 10여 년이 지나도록 단 한기도 안장되지 않았습니다.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 위주로 바뀌면서 아직도 어승생 공설묘지에 남은 공간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2년 18%에 불과했던 제주도 내 화장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2019년에는 75.4%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화장률이 80%를 육박할 전망입니다.

사망자 5명 중 4명은 화장을 한다는 겁니다.

실제 제주 양지공원에서는 매년 화장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사망자뿐만 아니라 매장했던 유골도 개장해 화장하는 사례도 급증세입니다.

[김형규/제주자치도 양지공원팀장 : 개장 유골 화장을 좀 많이 합니다. 1년에 보통 5천 기 이상을 하고 윤달 같은 것이 꼈을 때는 8천 기 정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동부공설묘지는 당초 매장 묘지에서 수목장이나 화초장 같은 자연장 공원묘지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장경식/제주시 장묘문화팀 주무관 : (동부공설묘지) 테두리를 한 바퀴 돌면서는 수목형으로 하고 가운데에는 잔디형으로 조성하고 남쪽 부지에는 정원형으로 별도 조성해서 세 가지 유형으로 조성해 운영할 예정입니다.]

핵가족화로 조상묘 관리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봉분을 올리고 돌담을 쌓던 제주 고유 매장 문화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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