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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원망 유서 남기고 극단 선택한 택배 대리점 주 "지옥 같았다"

노조 원망 유서 남기고 극단 선택한 택배 대리점 주 "지옥 같았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작성 2021.09.01 13:0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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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배송 기사로 시작해 대리점까지 운영하게 된 성실한 일꾼이었는데 노조와의 갈등으로 세상을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김포 택배대리점 점주 A씨의 분향소가 마련된 김포 한 택배 터미널은 오늘(1일) 무거운 정적만 흘렀습니다.

장례식장과는 별도로 차려진 탓에 조문객이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전국 택배대리점주들이 잇따라 근조 화환을 보내면서 분향소에 빈 곳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400여 개에 달하는 근조 화환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억울해서 못 보낸다' 등 추모 메시지가 적힌 띠가 걸려 있었습니다.

분향소를 지키는 A씨의 동료 대리점주들은 그가 노조 때문에 억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그는 과거 택배업체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에서 택배 배송 기사로 일하며 택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성실함을 인정받아 2008년에는 회사 측의 제안으로 김포시 장기동에 택배대리점을 차리고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대리점은 소규모였지만 김포지역에 신도시가 속속 들어서면서 배송물량이 늘어 규모가 점차 커졌다.

인원도 18명까지 늘었습니다.

올해에는 추가로 늘어난 장기동 택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배송지역 공개입찰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말 일부 택배기사들이 수수료율을 기존 9%에서 9.5%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이곳 택배기사는 임금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여서 택배 배송 건수에 따라 이익을 얻습니다.

수수료율이 상승하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A씨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이들 택배기사는 지난 5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에 가입하고 택배 배송을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을 했습니다.

노조원도 12명까지 늘렸습니다.

노조와 갈등이 심화하고 배송 지연 사례가 늘자 A씨는 대리점 운영일을 하면서 직접 택배 배송에도 나섰습니다.

이 대리점 택배 배송 기사들은 일평균 300여 개의 택배를 배송하는데 A씨는 노조원들이 배송을 거부한 택배 100∼150여 개를 배송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배송 물량이 줄지 않자 A씨는 가족들까지 동원해 주말에도 택배 배송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리점 운영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노조의 압박은 계속됐습니다.

급기야 그는 지난달 30일 김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그의 옷 주머니에서는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노조원 12명의 이름과 이들의 집단행동을 원망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그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어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며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좋은 날이 있겠지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호소했습니다.

택배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애초 노조원들은 별도 택배대리점을 차려 독립하길 원했다. 그러나 A씨는 실적 등 입찰 우선순위를 고려했을 때 이들이 낙찰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본인이 입찰에 참여해 후일을 계획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노조원들은 반발하며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다. 9.5%는 대리점 운영비 등을 고려했을 때 어려운 상승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지금은 상중인 관계로 노조원들의 입장 표명은 자제하고 있다"며 "'불법 파업' 등 진위를 다투는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기자회견 등으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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