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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만에 발견 순교자 유해…"해부학적 · DNA 감식 결과 '확실'"

복자 윤지충·권상연·윤지헌 유해 (사진=연합뉴스)
▲ 복자 윤지충(왼쪽부터) · 권상연 · 윤지헌 유해

한국 천주교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로 기록된 세 복자의 유해가 사후 200년 만에 발견되면서 유해 확인 과정에 관심이 쏠립니다.

치아와 뼈의 골화 유무를 통한 연령 검사 등 해부학적 조사와 DNA 감정 결과 세 복자가 순교할 당시와 일치했다는 게 천주교 전주교구의 설명입니다.

오늘(1일) 천주교 전주교구는 "유해와 함께 출토된 유물 '백지사발지석'에서 순교자들의 인적 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정밀감식을 의뢰했다"며 "그 결과 세 복자의 유해가 확실하고 윤지헌 프란치스코 유해에서는 능지처사한 흔적이 선명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유해는 지난 3월 11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초남이성지의 바우배기를 성역화하는 작업 중 발견됐습니다.

지난 3월 전북 완주군 초남이성지에서 유해 발굴 모습 (사진=천주교 전주교구제공, 연합뉴스)

바우배기는 유항검 일가가 묻혀 있던 묘지 터가 자리한 곳입니다.

전주교구는 무연고 무덤 여덟 기를 개장해 발견한 유해 3구의 감식을 전북대 의과대 송창호 교수에게 위임했습니다.

연구팀은 유해의 두개골과 골반골의 특징을 관찰해 모두 남성임을 확인했습니다.

또 넙다리뼈와 위팔뼈, 정강뼈 등의 길이를 계측해 각 유해의 신장을 산출했습니다.

감식 결과 3호 묘지 유해의 신장은 152.5㎝, 5호 묘지 유해는 165.2㎝, 8호 유해는 163.9㎝(각 오차범위 ±3.8㎝)임을 추정했습니다.

유해 3구의 나이는 치아 마모 정도와 뼈의 골화 유무로 판단했습니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부계 혈통을 확인할 때 이용되는 Y염색체 유전자 검사(Y-STR)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권상연 야고보로 추정되는 3호 묘지 유해는 안동 권 씨 친족들 사이의 부계 혈연관계가 성립됐습니다.

또 윤지충 바오로의 5호 묘지 유해와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8호 묘지 유해는 해남 윤 씨 친족들과 부계 혈연관계가 성립되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5호 묘지 유해와 8호 묘지 유해는 부계 혈연관계가 동일하다는 사실도 확실시했습니다.

윤지충 바오로의 유해 목뼈 부분과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목뼈, 양쪽 위팔뼈, 왼쪽 넙다리뼈에서 날카로운 도구로 자른 '예기 손상'도 발견됐는데, 전주교구는 이를 능지처사형의 흔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전주 남문 밖 형장에서 능지처사로 순교한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역사 사료와도 부합하는 결과였습니다.

전주교구는 해부학적 연구 결과와 교회의 역사적 문헌 등을 검토한 결과 연구팀과 반대되는 주장과 근거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주교구는 "바우배기에서 발굴 및 수습된 유해가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임을 확실시하고 이를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천주교 전주교구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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