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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페셜리스트] 카카오의 무한 확장, 괜찮을까?

현재 대한민국의 부자 1위는 카카오의 김범수 회장입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단숨에 제쳤고, 셀트리온 서정진, 현대차 정몽구 회장도 줄줄이 뒤로 밀렸죠.

2010년 첫해 매출이 3천400만 원.

그런데, 지난해에는 그룹 매출이 4조를 넘었습니다.

회사 가치는 100조+α, 한국에서 5번째 몸값 비싼 회사가 된 것이죠.

재벌들을 오싹하게 한 이 카카오의 급속한 성장 공식이 무엇인지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카카오톡은 국민 90% 넘게 쓰는 국민 앱인데, 지금은 백신 예약까지 하는 준공공재에다가 의존도가 지대하게 높은 인프라가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라이언만 얹으면 무엇이든지 대박이 나죠.

택시에 택배, 퀵서비스, 자전거 대여, 꽃 배달에 스크린골프, 연예기획사, 영어 교육 출판사, 웹툰, 방문 수리, 또 은행에, 보험에, 페이에, 증권에, 손대지 않은 업종이 없을 정도죠.

이렇게 인수합병하거나 투자를 해서 늘린 계열사가 무려 158개.

우리나라에서 SK에 이어서 2번째로 많고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업종을 보니까 상당수가 골목시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떴다 하면 시장을 장악해버리는데, 재벌이 골목상권을 침해하거나 계열사한테 일감을 몰아줄 때 규제를 많이 받는데, 카카오는 예외입니다.

삼성은 아무리 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 카카오는 마음껏 할 수 있는 것, 무엇일까요?

바로 은행업입니다.

금융이 산업에 지배 하에 놓이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 '금산분리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카카오뱅크는 적용받지 않습니다.

페이에 증권, 신용카드, 곧 보험까지 진출하는데 금융그룹감독법도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카카오뱅크는 단숨에 기존 4대 시중은행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견제받지 않는 이 독점력, 과연 괜찮을까요?

힌트는 미국에서 찾아보겠습니다.

90년대 유통망을 장악했던 월마트는 최저가 정책 때문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는데 저임금 근로자 문제, 지역 유통업체 파산 같은 비판이 커졌고, 결국 매장 면적 제한 같은 규제가 뒤따랐죠.

그런 거대한 월마트의 매출을 최초로 뒤엎은 것이 바로 아마존입니다.

그러니까 파격적으로 가격을 깎아서 온라인 시장을 접수하더니, 오프라인 시장 공습에도 나섰고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도 상륙했습니다.

여러 업종으로 이어지는 아마존의 수많은 M&A, 바로 카카오가 본딴 확장 모델입니다.

그래서 지난 20년간 빅테크기업들, 그러니까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에 수백 건의 M&A를 이끌어서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한다는 뜻으로 '킬러 M&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국의 신임 공정위원장 리나 칸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소비자한테 이익이면 만사가 OK라는 기존의 독점법이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그 논리대로라면 경쟁 업체를 고사시켜서 최저가를 표방하는 아마존은 평생 독점이 될 수 없기 때문이죠.

플랫폼기업에는 바로 '경쟁을 방해하는가'가 근거가 돼야 합니다.

플랫폼 독점에 대한 불편한 시선, 그리고 규제의 필요성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카카오 혁신이 가져온 편리한 생활은 고마운 일이고 인정할만한 일입니다.

물론 기술은 더 발전할 것이고요.

하지만, 이제 화두는 불균형입니다.

코로나로 아주 큰 수혜를 입은 빅테크기업들이 오히려 규제를 덜 받는 역차별, 독점에 대한 논란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이 사라진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니고 착취다.

이런 기본적인 명제, 혹시 우리가 혁신과 편리함에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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