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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국치일을 기억하십니까?

<앵커>

과거 일제시대 때에는 5대 기념일로 정해 기억했지만, 어느새인가 잊혀져버린 날이 있습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날인 8월 29일, 국치일인데요. 이날을 그저 흘려보내지 말고 아픈 과거를 되새기며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영화 '덕혜옹주' 중 : 난 한일병합을 인정한 적 없다. 팔 게 없어 나라를 팔아먹다니, 네놈들의 이름은 역사에 남을 것이다!]

일제의 강압과 친일파의 결탁으로 나라를 빼앗긴 치욕의 날,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일이라 부릅니다.

일제 치하 35년 우리 민족은 이날을 그냥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준식/지복영 여사 아들 : 하루 세끼 밥을 굶으면서까지 국치를 각별하게 기억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국치일 전날이 되면 일제가 바짝 긴장합니다. 우리 민족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겠다.]

그 출발점인 경술국치일을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왔을까요.

항일의 구심점, 임시정부는 국치일을 독립선언일, 건국기념일 등과 함께 5대 기념일로 정해 해마다 행사를 가졌습니다.

당시 언론 기사들을 보면, 이날의 치욕을 절대 잊지 말자며 독립 의지를 되새기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그러다가 광복 이후로 3, 4, 5공화국을 지나면서 흐지부지되다가 달력에서 사라집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일본과 중국은 각각 2차대전 패전일과 난징대학살을 기리며 국가급 행사를 갖고 있고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고난의 역사를 절대 잊지 않습니다.

[아키바 토르/주한이스라엘대사 : 한국이나 이스라엘 같은 민족 국가에게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에겐 비극의 순간도, 희망의 순간도 있지만, 모두를 기억해야 합니다.]

연중 53개의 국가 지정 기념일에도 빠져 있던 국치일이 최근 재조명되면서 많은 지자체들이 조기를 게양하고, 학교에서는 독립군가 연주나, 독립군 식단 체험 같은 행사도 열고 있습니다.

[한시준/독립기념관장 : 이념하고 관계없는 것이죠. 보수, 진보도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고. 또 그러지 않는다는 것을 다짐하기 위해서라도 경술국치는 기념하는 것이 옳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역사가 일깨워주는 교훈을 다시금 되새길 때입니다.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추억일 뿐이죠. 일제 35년은 추억이 아니고 우리에게 아픈 역사입니다. 그 원인이 되는 날, 8월 29일을 국치일로 기억해야 하는 것이죠.]

(영상취재 : 김세경·이승환·김태훈, 영상편집 : 정한욱, 작가 : 김채현, CG : 홍성용·최재영·성재은·정시원·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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