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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수수료 갑질' 방지…세계 최초 제동

<앵커>

플랫폼 기업이 자사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법으로 앱 마켓을 규제하는 첫 사례인 만큼, 전 세계에서 법안 통과 여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 리포트 보시고,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의 핵심은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를 막는 겁니다.

인앱 결제는 특정 앱에서 게임이나 음악, 웹툰 같은 콘텐츠를 결제할 때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겁니다.

구글은 지난해 오는 10월부터 모든 앱에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30%의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예고했고, 애플은 이미 도입했습니다.

구글이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글로벌 진출의 기회를 준 대가라는 이유를 들면서 업계 반발은 더 커졌습니다.

[퍼니마 코치카/구글플레이 앱 개발 총괄 (지난해 9월) : 한국의 최고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런 성공은 구글플레이의 결제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

특히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수수료 부담이 너무 크고,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될 거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스타트업 대표 : 이 수수료율 체계 안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반 환경 자체가 무너지는 거죠.]

지난 25일 법사위 문턱을 넘은 개정안이 오는 30일로 예정된 본회의도 통과하면 글로벌 플랫폼의 수수료 갑질에 입법으로 제동을 건 세계 첫 사례가 됩니다.

개정안에는 앱 마켓 사업자가 콘텐츠 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거나 삭제하는 걸 금지하고, 정부가 앱 마켓의 운영 실태를 조사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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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법이 일단 통과가 되면 국내 기업들은 숨통이 좀 트인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김기태 기자 :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구글이 예고한 대로 당장 10월부터 인앱 결제가 의무화되면 우리가 돈 내고 사용하고 있는 OTT나 음원 스트리밍, 웹툰 이런 거 할 것 없이 모두 결제 금액의 30%를 구글에다가 주는 겁니다.]

[앵커 : 그렇죠.]

[김기태 기자 : 이게 사실상 매출의 30%기 때문에 콘텐츠 기업 입장에서는.]

[앵커 : 엄청난 거죠.]

[김기태 기자 : 그렇습니다.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했거든요. 결국, 요금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가 소비자한테 전가되지 않겠냐. 법이 예정대로 통과되면 일단 한시름 놓는 겁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국내 앱 마켓 점유율이 85%에 육박하는 수준이거든요. 업계에서는 인앱 결제가 강제되면 국내 관련 산업 매출이 연간 약 2조 3천억 원 줄 것이다, 이렇게 주장해 왔습니다.]

Q. 그런데 이제 구글이나 애플이라는 회사는 한국만 영업하는 회사가 아니잖아요. 다른 나라도 비슷한 문제가 있겠죠?

[김기태 기자 : 앞서 리포트에서도 이번 개정안 내용이 세계 첫 사례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그래서 우리의 법 통과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우선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 23일 우리 법안 논의 소식을 전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시험대에 올려놨다."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구글이나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의 과도한 힘을 누르려는 상황인데, 이걸 외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시험하는 것이다 이런 평가인데요. 실제로 미국 상원에서도 인앱 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미국 유타주와 뉴욕주 등 36개 주와 워싱턴 D.C는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재소한 상태입니다. 지난 6월에는 영국과 독일도 인앱 결제 강제를 반독점 행위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커지고 또 이렇게 규제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애플이 오늘 앱 개발자들이 외부 결제를 홍보하는 것까지는 허용한다 이렇게 밝히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Q. 이 법이 우리나라에서 통과되면 앱 생태계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요?

[김기태 기자 : 전문가들은 결국 콘텐츠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거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안드로이드는 구글, 애플은 애플스토어로 바로 연결이 되는데 법이 통과되면 콘텐츠 사업자들은 인앱 결제가 아닌 다른 결제 수단으로 이용자들을 유도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용자들이 웹브라우저로 이동해서 결제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내할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가 더 큰 성공을 거두는 무한경쟁의 장이 열렸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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