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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치 못 해줄 망정…"경비실 에어컨 전기료 내라"

<앵커>

여름철 푹푹 찌는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의 이야기 자주 전해드렸지요. 그런데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는 폭염을 견디다 못한 경비원들이 스스로 돈을 모아 에어컨을 설치하자, 아파트 측이 에어컨 전기료를 내라고 요구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TJB 김철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무더운 여름이 한풀 꺾이자 무거운 종이 한 장을 받았습니다.

경비실 앞으로 온 관리비 명세서. 경비실 내 설치된 에어컨 전기요금을 내라는 것입니다.

별도로 설치한 계량기에서 측정된 경비실 4곳의 전기요금 15만 원가량이 경비원 8명에게 청구됐습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 : 여름 다가오니깐 에어컨 요금을 부과한다고 했고, 반신반의했었는데…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폭염을 견디다 못한 경비원들이 스스로 에어컨을 설치했는데, 전기요금까지 내라는 통보에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 : 해고에 불안도 있고, 우리가 뭐 힘이 있습니까, 권력이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잖아요.]

관리사무소 측은 2년 전 경비원들이 에어컨을 설치했을 때, 전기요금 부담을 전제로 승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부담하지 않았는데, 입주자 대표들과 협의해 이번에는 부과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 일단 저희 아파트가 30년 된 아파트이거든요. 주민분들이나 대표님들이나 전기 나오는 킬로와트(kWh)에 민감하세요.]

하지만 같은 아파트 주민들조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아파트 주민 : 주민들이 내야죠, 우리를 위해 봉사하시는데. 그건 안되죠. 그분들은 얼마나 힘들게 일하시는데 청소도 하고 다 하시는데….]

대전노동권익센터도 경비원에 냉방비를 부담하게 하는 곳은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일원 T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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