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리, 美 부통령 면전에서 '경고장'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앞에 두고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리 총리는 현지시간 23일 해리스 부통령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의 함락이 미국 대외정책 기본전제 신뢰도에 영향을 줬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앞으로 미국이 무엇을 하는지가 (우리) 지역을 향한 미국의 헌신과 결의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리 총리는 "각국은 때때로 계산을 다시 한 뒤 입장을 조정한다"라면서 "이 과정이 부드럽게 이뤄질 수도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엉망이 되면서 바로잡기까지 시간이 들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리 총리는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에선 "아프간 이후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위치를 어떻게 재정립하는지다"라면서 "이는 미국의 글로벌 우선순위와 전략적 의도에 대한 각국의 인식을 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총리의 발언은 싱가포르도 '미국이 하는 것'을 봐서 기존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교역이 활발한 국가이지만, 미중 관계 이후 중국과 가까워지면서 양국 사이 '중립'을 유지하는 방안도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방문합니다.

이번 순방은 중국 견제와 함께 아프간 사태로 '미국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동맹국들을 다독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