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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팠어…꼭 벌 받기를" 여중생 자필 유서 공개

<앵커>

석 달 전, 충북 청주에서 친구의 의붓아버지에게 성범죄를 당한 여중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오늘(22일) 여중생의 부모가 딸이 남긴 유서를 공개했는데요. 유서에는 그만 아프고 싶다는 말과 함께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친구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친구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여중생 A양.

A양이 숨진 지 103일째 되는 오늘 유족들이 '며칠 전 유서를 발견했다'며 A양이 작성한 유서를 공개했습니다.

청주 여중생 유서 공개

A양은 편지지 두 장에 쓴 유서에서 "1월에 있었던 안 좋은 일이 꼭 좋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그날만 생각하면 손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댄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또, "그만 아프고 싶어서, 혼자 이기적이어서 미안하다"며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지 않냐"고 피의자의 엄벌을 바랐습니다.

청주 성폭행 피해 여중생 유서 공개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도 담겼습니다.

"다 털어버리면 가족들이 아플까봐 미안해서 (피해사실을) 얘기하지 못했다"며 친구들에게는 "보고싶다 얘들아", "내 얼굴 잊지말고 기억해줘"라고 적었습니다.

A양은 "내 빈자리가 크지 않길 바란다", "조용히 살고 싶어요. 너무 아팠다"는 말로 유서를 끝맺었습니다.

편지지 뭉치 사이에서 숨진 딸의 유서를 발견한 A양의 어머니는 오열했습니다.

청주 여중생 유서 공개

[A양 어머니 : '우리 딸이 많이 힘들어한 걸 내가 좀 더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고, (피의자가) 최대한 받을 수 있는 형벌은 다 받았으면 좋겠어요. 용서하고 싶지 않아요.]

자신의 의붓딸과 딸의 친구를 성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56살 남성은 지난달 열린 첫 재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화면제공 : 시청자 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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