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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하나 챙겨 탈출…영화 속 전쟁 상황 같았다"

<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교민과 함께 철수한 최태호 현지 대사가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작은 가방 하나만 챙겨서 겨우 빠져나왔다며 영화에서나 봤던 전쟁 장면과 다를 게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내용, 김아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경황이 없어 가족과 통화도 하지 못했다는 최태호 주 아프간 대사.

옷차림에 대한 양해부터 구하며 긴박했던 철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가니스탄 대사 : 가져갈 수 있는 가방이 30x30x20(cm)으로 아주 작은 가방이기 때문에, 정말 그 가방 안에 필수적인 물품만 넣어가지고 오느라 양복은 못 챙겼습니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참석하게 된 걸 양해를 부탁드리고요.]

현지 시간 지난 15일 오전 11시 반쯤 탈레반이 대사관에서 차로 20분 거리까지 진입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즉시 탈출하라는 긴급 공지까지 받았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가니스탄 대사 : (평소 친하게 지내던) 우방국 대사 서너 명과도 통화를 했는데 일부는 이미 전화를 안 받거나, 또는 저와 통화한 분들은 대부분 '지금 급한 상황이다, 정말 빨리 가야한다…'.]

기밀문서를 파기하고 우방국 대사관으로 향한 뒤 카불 공항까지는 미군 헬기로 이동했습니다.

불과 5시간여 만의 피신이었습니다.

아비규환 상태인 공항에선 직원들부터 먼저 철수시켰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가니스탄 대사 : 공습경보가 울렸습니다. 공습경보가 울려서 저도 옆 건물로 대피하고, 활주로로 이동하던 직원들도 대합실로 다 다시 대피를 해 가지고…. 한 시간 정도 대피해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남았던 교민 1명을 데려가기 위해 직원 2명과 함께 끝까지 버텼던 최 대사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가니스탄 대사 : 계속 총소리도 들리고, 그 다음에 우방국 헬기가 공항 위를 계속 맴돌면서 상황 경계도 하고 흔히 영화에서 보시는 전쟁과 같은….]

아프간 현지인들이 군 공항 활주로를 막아서면서 최 대사는 현지시간 어제 오전 4시 반에야 수송기에 가까스로 몸을 실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가니스탄 대사 : (수송기에서는) 그렇게 그냥 바닥에 다 그냥, 거의 우리 옛날에 배 타듯이…. 우선 순위가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미국 사람들이 많이 탔고, 그 외에 저 같은 제 3국인, 그리고 아프간인도 일부 있었습니다.]

최 대사는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카타르에 머물며 주아프간대사관 업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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