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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다 말하고 연락 끊겨"…귀국 포기한 유학생

<앵커>

이렇게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건 20년 전 이미 겪어봤던 탈레반 정권의 공포 정치가 또다시 시작된다는데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이야기, 박재현 기자가 들어 봤습니다.

<기자>

지난 2001년 탈레반은 1,500년 된 거대 석불을 폭파했습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잿더미로 만든 건 우상숭배란 이유였는데, 이슬람 근본주의의 폐해를 상징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탈레반은 국가 시스템을 과거로 회귀시켰고, 국민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졌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주한 아프간인들은 철저하게 신상을 숨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신분이 알려지면 고국에 있는 가족의 목숨까지 위험해진다는 겁니다.

[모하메드 (가명) : 집 밖으로 나간다면 죽을 위험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경찰도, 군대도, 정부도 없습니다.]

공포에 떨며 다들 문을 잠근 채 두문불출하고 있는데, 연락이 끊긴 남동생의 생사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모하메드 (가명) : 어제 아프간에 있는 동생이 밖으로 나가게 해 달라고,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관련된 일을 했던 아프간인 유학생은 탈레반 체제 아래에선 귀국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전 정부와 연관된 것만으로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스타파 (가명) : 정부와 관련이 있거나 미국과 일했던 사람들은 특히 큰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실제로 20년 전 탈레반이 정권을 잡았을 때 가장 핍박받은 건 수도 카불의 지식인과 여성들이었습니다.

주한 아프간인들은 탈레반 치하 아프간인의 고통을 국제사회가 외면하지 않길 간절히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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