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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다 말하고 연락 끊겨"…귀국 포기한 유학생

<앵커>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를 신봉하는 탈레반은 과거 집권했을 때, 무자비하게 인권을 탄압하고 특히 여성의 교육과 직업의 자유를 빼앗아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그런 기억 때문에 지금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이 많은 건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한테 조심스럽게 이야길 들어봤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1년 탈레반은 1,500년 된 거대 석불을 폭파했습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잿더미로 만든 건 우상숭배란 이유였는데, 이슬람 근본주의의 폐해를 상징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탈레반은 국가 시스템을 과거로 회귀시켰고, 국민의 삶은 극도로 피폐해졌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주한 아프간인들은 철저하게 신상을 숨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신분이 알려지면 고국에 있는 가족의 목숨까지 위험해진다는 겁니다.

60대 부모로부터 평생 가장 위험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모하메드 (가명) : 집 밖으로 나간다면 죽을 위험이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경찰도, 군대도, 정부도 없습니다.]

공포에 떨며 다들 문을 잠근 채 두문불출하고 있는데, 연락이 끊긴 남동생의 생사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 사람 인터뷰

[모하메드 (가명) : 어제 아프간에 있는 동생이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관련된 일을 했던 아프간인 유학생은 탈레반 체제 아래에선 귀국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무스타파 (가명) : (한국에서) 더 많이 배워서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전 정부와 연관된 것만으로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스타파 (가명) : 정부와 관련이 있거나 미국과 일했던 사람들은 특히 큰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실제로 20년 전 탈레반이 정권을 잡았을 때 가장 핍박받은 건 수도 카불의 지식인과 여성들이었습니다.

탈레반이 서구 문물에 오염된 불순분자로 분류했기 때문입니다.

주한 아프간인들은 탈레반 치하 아프간인의 고통을 국제사회가 외면하지 않길 간절히 요청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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