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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답안지에 특정 표식 쓰면 합격?…'부정 채점' 수사

<앵커>

국가 공인 기술자격증 중에 최고 등급인 기술사 시험 답안지에서 부정채점으로 의심되는 표식이 발견됐습니다. 시험 본 사람이 누군지 채점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특정 표식을 사용하는 건데, 시험 관리 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태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5월 치러진 건설안전기술사 필기시험의 채점자인 A 위원 소지품에서 이상한 메모를 찾아냈습니다.

메모에는 특정한 답안 작성 양식이 적혀 있었습니다.

예컨대 제목 앞 숫자에 네모를 친다든가 아래에 밑줄을 긋는 등의 답안 양식과 관련된 특수한 표식입니다.

익명 처리된 답안지라도 작성자가 누군지 채점자한테 알려주는 수단이라는 분석입니다.

[기술사 학원 관계자 : 1, 2, 3, 4를 로마 자로 쓰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그 다음에 건설 안전 기술사는 1, 2, 3, 4를 하고 네모 박스를 쳐요. 네모 박스를 치면 이게 우리 ○○학원 표시니까 답안 작성할 때 박스를 치면은 점수가 좀 유리하지 않겠냐….]

답안지 전수 조사 결과 A 위원 메모에 적힌 표식을 똑같이 쓴 수험생은 모두 5명이었고 그중 2명은 최종 합격했습니다.

공단은 A 위원이 수험생들과 사전에 짜고 부당한 채점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재채점과 내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채점위원 A 씨와 수험생 5명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지난 122회 시험 때도 비슷한 부정채점 의혹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벌였습니다.

건설 현장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 공인 최고 등급 자격시험에서 짜고 치는 식의 부정채점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겁니다.

[김성원/국민의힘 국회의원 : 부실한 시험관리 시스템으로 인해서 국가 자격증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가 추락했습니다.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기술사뿐 아니라, 지난 6월 미용사 일반 실기 시험에서도 부정채점 의혹이 제기돼 역시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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