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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에 늘어나는 '이것'과의 사투…쉴 곳도, 쉴 수도 없다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양이 많이 늘었습니다.

거리의 환경미화원들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위 속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쓰레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 현장에 함께 가보겠습니다.

새벽 4시 출근한 환경미화원 최성진 씨, 주택가에 도착하자마자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고 또 치웁니다.

언덕을 오르내리다 보면 숨은 금방 가빠집니다.

코로나 이후 쓰레기 수거량은 확 늘었습니다.

[최성진/환경미화원 : 총 양을 따지면 한 40% 정도 늘어난 것 같아요, 음식물이.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바깥 출입을 못하니까. 주문하는 음식들 때문에….]

골목 하나만 돌았는데도 이 한 통에 담긴 음식물 쓰레기양이 100kg을 넘습니다.

2시간 남짓 만에 차량은 가득 찼습니다.

[최성진/환경미화원 : 보통 차 3대 정도니까 7천kg에서 8천kg 정도를 저희가 수거 하고 있어요.]

작업 도중 따로 쉴 곳은 없습니다.

[(가지고 왔어, 소금?) 나 여기 앉을래, 솔트 좀 줘봐.]

[최성진/환경미화원 : 땀을 너무 많이 흘리니까 저희가 일하다가도 어지러워서 핑핑 돌 때가 있거든요. 쉬다가도 일어날 때 막 어지럽고. 그것 때문에 소금 섭취하고 있는 거예요.]

규정상 하루 1시간 쉴 수 있는데, 작업량이 워낙 많아 그 시간을 채우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최성진/환경미화원 : 앉아야 10분이죠. 그 정도 쉬고는 바로 움직이고. 주민들이 그 시간대에 안 오면 쓰레기를 안 치워가는 줄 알아요, 그러고 민원을 집어넣으니까.]

한여름에는 해가 뜨는 게 무서울 정도입니다.

수거 작업이 한창인 오전 시간대인데도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해보니 50도를 넘었습니다.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 작업을 중지할 수 있다지만, 위탁업체 계약직 노동자 입장에서 먼저 말을 꺼내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수거가 조금만 늦어져도 민원이 빗발칩니다.

[최성진/환경미화원 : 어떤 민원인은 전화를 달라는 분이 있어요. 전화를 걸면 욕을 하는 분도 있고.]

묵묵히 거리를 누비며 도시의 청결을 책임진 이들의 어깨는 코로나 시기가 길어질수록 더욱 무거워집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김세경,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이재윤·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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