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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20년 전쟁…철군은 오판이었나

<앵커>

아프가니스탄은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그리고 중동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이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19세기 영국을 비롯한 열강들의 침공이 끊이지 않았던 곳입니다. 지난 1979년에는 옛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가 10년 동안 전쟁 끝에 별 소득 없이 철수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미국마저 도망치듯 떠나면서 아프가니스탄은 열강의 무덤이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년을 이어온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대결 역사, 김종원 특파원이 짚어봤습니다.

<기자>

2001년 9·11 테러 직후 탈레반 정권이 이끌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미국.

[조지 부시/전 미국 대통령 (2001년 당시) :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은 곧 끝이 날 겁니다.]

1달 만에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며 승리하는 듯 보였지만, 이는 미 역사상 가장 긴 20년 전쟁의 시작이었습니다.

취임 초기만 해도 아프간에 미군 수만 명을 추가 배치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후 전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면서 철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2014년 아프간 현지 연설) : 올해 말까지 미군의 모든 역할을 아프가니스탄 정부로 이양할 것입니다. 이제는 아프가니스탄이 스스로 자신들의 안전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만 명 넘던 아프간의 미군을 2천 500명까지 줄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지난해 2월) : 탈레반과 매우 성공적인 협상을 했습니다. 탈레반 지도자들과 조만간 개인적으로 만날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완전 철군을 선택했습니다.

지금까지 아프간에서 숨진 미군이 2천 500명, 투입된 비용은 1조 달러가 넘는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우리는 지난 20년간 아프간에 1조 달러가 넘는 돈을 썼습니다. 이젠 아프가니스탄 스스로 자신들을 위해, 그리고 조국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하지만 탈레반 세력이 너무 빨리 아프간을 점령하면서 미국이 베트남전 때처럼 탈출하듯 빠져나오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아프간 정부가 '이렇게까지 빨리 무너질 줄은 몰랐다.', '판단 착오가 있었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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