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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도와주기만을…" 수십만 명 피난길 오른 아프간

"신이 도와주기만을…" 수십만 명 피난길 오른 아프간
무장반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곳곳을 장악해나가면서 수십만 명이 피란에 나섰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5월 말 이후 피란에 나선 아프간인이 25만여 명이고 이들 가운데 80%가 여성 또는 아동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집을 버리고 피란길에 오른 아프간인은 4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을 포함해 아프간 내 난민은 총 320만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간 내 난민들은 아직 탈레반에 점령되지 않은 수도 카불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BBC방송에 따르면, 비정부기구(NGO) 세이브 더 칠드런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최근 며칠 새 카불로 피란한 가구가 1만5천~2만 가구라고 전했습니다.

아프간에선 한 가구가 평균 8명이고 보통 가구원의 60%가 아동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카불에 온 피란민은 약 12만 명이고 이들 중 7만2천명이 아동일 것으로 추산된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밝혔습니다.

카불로 몸을 피한 난민 상당수는 노숙하며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북부 쿤두즈에서 탈레반을 피해 카불로 탈출한 아사둘라(35)라는 이름의 노점상은 BBC에 "빵을 살 돈도, 자녀들을 위해 약을 살 돈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이 집에 불을 질러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는 아사둘라는 "집과 물건이 전부 불탔다"라면서 "신이 우릴 도와주기만을 기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카불로 피란한 630가구를 조사해보니 절반이 넘는 324가구가 식량이나 여러 형태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거나 전혀 못 받고 있었습니다.

"많은 가구가 음식을 살 돈을 마련하고자 물건을 팔고 자녀들에게 일을 시키거나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등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설명했습니다.

현재 탈레반은 수도 카불 턱밑까지 세를 넓힌 상황으로, 카불조차 곧 탈레반의 수중에 넘어갈 전망이어서 이들 난민들의 앞길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과거 탈레반 지배하의 아프간에선 10세 이상 소녀는 교육받는 것이 금지되고 여성에게 전신을 덮는 부르카 착용이 강제되며 공개처형이 이뤄지는 등 반(反)인권 강압통치가 자행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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