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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집 '돈쭐'에, 아빠 후원 쇄도…"가스비 빼고 다 기부"

<앵커>

일자리를 잃은 한부모 가정 아빠가 동네 피자 가게 사장님의 선물로 아이 생일상을 차릴 수 있었다는 따뜻한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그 피자집에는 매출을 올려주겠다며 주문이 밀려들었고 어렵게 아이 키우는 아빠를 돕겠다는 후원 문의도 이어졌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뒷이야기 전해드립니다.

<기자>

형편이 어려운 한부모 가정 아빠의 피자 값 외상 부탁에 부담 없이 먹고 따님이 또 먹고 싶을 때 연락 달라며 피자집 청년 사장님이 상자에 적어 놓은 따뜻한 글.

보도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피자집 가게 위치를 찾으며 선물을 보내겠다거나 "돈으로 혼쭐을 내겠다"며 당장 피자를 주문하겠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사실 피자 가게 사장님은 보도가 나가면 관심이 몰릴 수도 있다는 취재진 귀띔에 이렇게 답했는데요,

[황진성/피자 가게 사장 : 그것도 실감이 안 나서. 그냥 무탈히, 무난하게 끝나지 않을까.]

[신정은 기자 : 정말로 '돈쭐'을 당하고 계신지 저도 궁금하긴 하거든요? 직접 찾아가보겠습니다.]

멀리서부터 울리는 전화 벨소리.

[황진성/피자 가게 사장 : (난리난 것 같은데?) (전화가 엄청 오는데요?) 전화를 못 받겠어요. (아, 그래요?)]

코로나 이후 오랫동안 한가롭던 주방이 하루 만에 딴판이 됐습니다.

평소 60배 주문량에 가족과 친구까지 총동원해 피자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피자 가게 방문 손님 : 전화 세 번 도전해서 전화로 '돈쭐'내러 가겠다고 하고 왔어요.]

먼 곳에 살아 음식을 받지 않더라도 결제만 하겠다면서 "힘든 시기에 따뜻한 마음 감사하다"는 별 5개 후기가 오르기도 했습니다.

[황진성/피자 가게 사장 : 지금 (주문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고 있어요. 진짜로. 혼쭐나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혼내주시는 것 같아서.]

선한 울림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사별 후 7살 딸을 홀로 키우는 한부모 아빠 김수한 씨를 돕고 싶다는 연락도 쏟아졌습니다.

[SBS 시청자상담실 관계자 (어제 저녁) : 일자리를 지원해주겠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후원을 해 드리고 싶다는 분들도 계세요. (10분 만에) 8통, 10통이 왔어요. 지금까지.]

시골의 한 대안학교에서는 7살 딸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숙식제공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고, 또 한 아버지는 두 아이를 키우며 밤잠을 못 이룬 자신의 아픈 기억을 회고하며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후원 문의자 : 우리도 뭐 또 그달 벌어서 그달 살아가니까. 그래서 그냥 아이한테 매달 치킨이라도 이렇게 사 먹으라는 뜻에서….]

아버지 김 씨는 많은 분들의 관심에 감사하다면서 당장 끊긴 가스비와 통신비만 해결하고, 남은 돈은 지역 한부모가정지원센터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수한 (가명) : 딸하고 이야길 했거든요. '우리가 또 똑같이 베푸는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피자 가게 사장님이 저희한테 베풀어 주실 때 마음과 똑같이 그렇게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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