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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사과한다며 불러 "술 따라라"…지속적 2차 가해

<앵커>

성추행을 당한 공군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지 채 석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해군에서 이런 일이 또 반복됐습니다. 2차 가해뿐만 아니라 사건 처리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지난 사건과 판박이입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B 중사는 지난 5월 말 한 식당에서 같은 부대 상사 C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주임 상사에게 당일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2차 가해가 빠르게 시작됐다고 털어놨다고 합니다.

C 상사는 성추행 사과를 핑계로 불러내 오히려 술시중을 강요했는데 이를 거부하자 "술 안 따르면 3년간 재수가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가족에게 털어놨습니다.

인사 고과를 들먹이며 직접적인 협박까지 했다고 합니다.

[B 중사 오빠 : (C 상사가) 여동생을 또 협박을 했다는 거예요. 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누구 알고 누구 아는데, 너 고과점수 보자 나중에….]

괜한 걱정을 끼칠까 봐 가족한테는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던 B 중사.

[B 중사 오빠 : 7월인가 참다가 가족한테 (피해 사실을) 얘기했어요. '내가 1, 2년 신입도 아니고 11년 차에 성추행을 당한다'고 웃으면서 그 얘기를….]

11년 군 경력으로 사건을 스스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괴롭힘은 집요했고 결국 B 중사는 사망 9일 전인 지난 3일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일을 해야 하는데 가해자가 자꾸 업무 배제를 해 상급 부대에 가 신고하려고 한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될 것 같다면서 크게 신경 쓰지는 말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B 중사는 지난 7일, 성추행 피해 사실을 부대장에 정식으로 신고했고 다른 부대로 옮긴 지 사흘 만인 그제(12일) 오후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군 수사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에, 가족들은 B 중사의 휴대전화를 직접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군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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