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일해야 하는데 자꾸 배제해"…엄마에게 남긴 하소연

<앵커>

세상을 떠난 부사관은 진급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입대 11년 차 군인이었습니다. 괜히 걱정을 끼칠까 봐 가족에게도 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부대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어머니에게 문자로 털어놨습니다.

이어서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B 중사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해군 부사관에 지원했습니다.

올해로 입대 11년 차. 중사에서 상사로 한 계급 올라설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성추행을 당한 뒤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지만, 가족한테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B 중사 오빠 : 참다가 7월인가 아마 (가족한테) 얘기를 했었어요. '내가 1, 2년 신입도 아니고 11년 차에 성추행을 당한다'고 웃으면서 그렇게 얘기를….]

11년 군 경력으로 사건을 스스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괴롭힘은 집요했습니다.

[B 중사 오빠 : 선임(가해 상사)이 그냥 (업무 배제한) 여동생을 거치지 않고 얘기하고 바로 패스했다가 거기서 다시 역으로 오고….]

결국, B 중사는 사망 9일 전인 지난 3일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일을 해야 하는데, 가해자가 자꾸 업무 배제를 해 상급 부대에 신고하려고 한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될 것 같다."면서 크게 신경 쓰지는 말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B 중사의 상처는 깊게 패이고 있었습니다.

[B 중사 오빠 : (사망 당일) 새벽 3시까지 어머니랑 문자 하고 통화했다고 하니까. 잘 넘어가겠지, 했는데 갑자기 오후 2시 반에 (숨진 채로) 발견이 됐고….]

B 중사의 빈소는 국군대전병원에 마련됐습니다.

군 수사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에, 가족들은 B 중사의 휴대전화를 직접 포렌식 해 메시지 등 관련 내용을 군에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정삼, CG : 이아름)  

▶ 70일 넘도록 가해자와 한공간…피해자 보호는 없었다
▶ 부대 옮긴 지 사흘 만에…공군 성폭력 사건과 닮은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