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삼풍백화점 붕괴'가 패션?…공분 키운 브랜드 측 해명

국내 한 패션 브랜드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사진을 옷에 인쇄해 판매해온 사실이 공론화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12일) 국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브랜드가 지난해 출시한 '크럼블 오버사이즈 헤비 맨투맨' 제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문제의 제품은 앞면에 커다란 흑백 사진이 인쇄된 상의로, 2020년 가을·겨울 시즌을 겨냥해 출시됐습니다. 그런데 해당 제품에 사용된 사진은 1995년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A 동 전체가 무너진 장면을 담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린 누리꾼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진을 모르고 썼다고 하기엔 옷 이름 자체에 '허물어지다', '무너지다'라는 '크럼블'(crumble)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지적은 4달 전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이미 제기됐습니다. 한 소비자가 '상품 문의' 게시판에 "혹시 그래픽으로 들어간 이미지가 삼풍백화점 붕괴 이미지인가요? 맞으면 좀 그런데"라는 글을 남겼던 겁니다.


이에 대해 당시 업체 측은 "저희 2020 FW 캠페인 키워드가 '안전불감증'으로 정해져 있다. 안전의식에 대해 그 누구도 자신해서는 안 되며 과거의 과오를 생각하며 그러한 불운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상기시키고자 하였다"는 답변을 남기며, 삼풍백화점 붕괴 사진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떻게 누군가의 비극을 돈벌이에 사용할 수 있나", "유족들과 참사 생존자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겠나", "무슨 사진인지 알고 사용했으면서 당당한 게 소름 끼친다"는 등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제품 판매 사이트상에서도 "참사에 대해 모르는 세대의 사람들이 멋이랍시고 입고 다니는 걸 보게 될까 걱정이다", "1,5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나온 사고를 프린팅에 넣어서 파는 게 상식적으로 옳은 일이냐"라는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제품은 발매 이후 총 120여 장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는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판매가 중지됐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지난 6월 29일 참사 26주기를 맞았습니다. 502명이 숨지는 등 1,445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해당 브랜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