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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애인에게 더 가혹"…일자리 · 소득 줄었다

<앵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코로나 방역수칙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일 정도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일상 곳곳을 가로막고 서 있는 커다란 장벽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 사회 불평등을 짚어보는 순서, 오늘(11일)은 전보다 삶이 더 힘들어진 장애인들을 박찬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태어날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았던 51살 최원지 씨는 코로나 이후 혼자 외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최원지/시각장애인 : 잠겼나? 잠겼지? 이게 주민센터 건물이 아닌가? 주민센터 건물이 맞는데? 이상한데?]

방역을 이유로 대부분의 건물들이 출입구 한두 개를 빼놓고는 다 잠가놨기 때문입니다.

겨우 입구를 찾아 들어가도 혼자서는 기계를 찾아 체온을 재거나, QR코드를 입력하거나, 출입명부를 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최원지/시각장애인 : 어디에다 하는 거죠? (잠시만요.) 이것 좀 부탁드릴게요. (따라오세요.) 네 그냥 해주세요. (제가 할까요?)]

엘리베이터에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항균 필름이 점자를 가리고 있어서 손으로 더듬어봐도 무슨 층을 누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최원지/시각장애인 : 정말 만져서 1층을 찾는 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백신을 예약하기도, 방역 정보를 얻는 것도 다 어렵지만, 무엇보다 생업을 이어가기가 곤란해진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안마를 받는 곳이 좁고 밀폐된 공간이라는 이유로 단골손님들마저 줄었습니다.

[최원지/시각장애인 : 저 같은 경우는 (매출이 재작년의) 20% 정도밖에는 안 돼서 작년 말에 폐업을 고려할 정도였어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또 다른 고충이 생겼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입 모양과 표정을 읽는 것이 필수적인데, 마스크를 쓰면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조진용/청각장애인 (수어통역 : 정희자) : 회사 안에서 비장애인분들하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거 때문에 제가 조금 여러 가지 의사소통에 어려움들이 있어서….]

장애인들에게는 이런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들이 일상적인 불편을 넘어서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업무 처리가 더 어려워졌고, 아예 일거리 자체가 줄어든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그렇습니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비중, 고용률뿐만 아니라, 근로자 임금 추이를 봐도 장애인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더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가 장애인들에게 더 가혹했던 것입니다.

[김범중 교수/중앙대 사회복지학과 : 감염병에 매우 취약한 집단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바우처를 드린다든가 해서 이들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정부의 보조적인 정책이 (매우 필요합니다.)]

코로나로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장애인들의 어려움이 더 커지지 않도록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김태훈·김용우, 영상편집 : 정영삼, 작가 : 이수빈·김유미, VJ : 정영삼, CG : 홍성용·최재영·성재은·정시원·안지현)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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