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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 49명까지인데 답례품은 200명분 사가라"

<앵커>

지금 거리두기 3단계, 4단계인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예비부부들은 결혼식에 49명까지만 초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했던 보증 인원대로 식대를 모두 내라고 요구하는 예식장이 많습니다.

분쟁이 크게 늘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데,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는 21일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 A 씨, 행복해야 할 결혼식 준비가 악몽이 됐다고 합니다.

49명밖에 초대할 수 없는데 예식장에서는 처음 계약한 200명분 식대를 모두 내라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답례품을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A 씨/예비신부 : 오셨다가 예상치 못하게 식사를 못하고 가셨을 때 저희가 보답이라도 할 수 있는 (의미의) 답례품을 굳이 강매를 왜 해야 하나.]

통사정 끝에 조금 깎기는 했지만 100개 넘는 답례품이 어떤 것인지, 얼마짜리인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A 씨 : 답례품 리스트를 받아 볼 수 있을까요? (예식장 관계자 : 그때그때 들어오는 것들이 브랜드가 달라요.) 원가표를 같이 보내주실 순 있나요? (예식장 관계자: 아니요. 저희가 원가표를 따로 공개해드리진 않습니다.)]

예식장-신혼부부 분쟁

B 씨 사정도 비슷합니다.

그녀가 예약한 예식장에서는 식사 제공이 아예 불가능하다면서, 예약한 식대는 다 내고 답례품을 가져가라고 배짱을 부린다고 합니다.

[B 씨/예비신부 : 처리를 하든 나눠드리든 저희들이 해야 되는 거죠. 그냥 저가로 보이는 홍삼 세트를….]

이럴 바에는 결혼식을 미루고 싶지만 일은 더 커집니다.

[C 씨/예비신부 : 청첩장을 새로 다 인쇄를 해야 되고, 드레스도, 원판 스냅 사진업체에다가도 다 조정을 해야 될 테고, 위약금이 얼마나 들지도 모르겠고요.]

예식장은 예식장대로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로 벼랑 끝이라는 입장.

[예식장 관계자 : 평일 날은 매출이 나오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최소 보증 인원이라는 인원은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희도 매출이 그만큼 안 나오면 유지하기가 어려워요.]

[다른 예식장 관계자 : 회사 존치에 대한 그런 논의로 지금 가고 있어요. 10억 이상 대출 받고 있고, (직원) 반 이상을 지금 무급휴가로 다 돌리고….]

소비자보호원에는 관련 상담 건수가 예년에 비해 3배 폭증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당사자들 간 문제라며 발을 빼고 있고, 결국 예비 신혼부부 1천여 명이 모여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예식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내고 차량 시위까지 준비할 정도입니다.

[C 씨/예비신부 : 결혼이 죄인 것처럼 느껴지고 결혼한다고 인사하러 갈 때 '결혼하게 돼서 죄송하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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