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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방사능 올림픽 논란, 선수들 안전은?

올림픽 방사능 팩트체크 ①편

[사실은] 방사능 올림픽 논란, 선수들 안전은?
도쿄올림픽 기간, 후쿠시마 방사능의 위험성을 알리는 보도들이 많았습니다. 유튜브에도 이런 콘텐츠가 수십 건 검색됩니다. 대부분 도쿄올림픽의 방사능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자연히, 2주 넘게 고생하고 온 우리 선수들의 안전이 걱정됩니다.

선수들이 도쿄에 머무는 동안 안전했던 건지, 과학에 근거해 팩트체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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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 방사선량 팩트체크

일단 먹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안 되겠죠. 대한체육회는 한식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선수들이 후쿠시마산 식재료 먹을 우려가 있으니, 후쿠시마현과 인근 8개 현을 제외한 곳에서만 식재료 사들이고, 나머지도 방사능 세슘 측정기로 검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도시락으로만 끼니를 해결했던 건 아닙니다. 원하면 올림픽 선수촌 식당에 갈 수 있어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먹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팩트체크 시작합니다. 먼저,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얼마나 방사능에 오염됐는지 알아봤습니다. 후쿠시마현에서는 방사능 사고 이후, 채소나 과일, 곡식, 육류, 해산물, 가공식품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검사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 홈페이지(https://www.new-fukushima.jp/top)에 나와 있습니다.

최근 3년간(2018년 9월 1일~2021년 현재) 검사 결과 4만 5천411건을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세슘-137(Cs-137)의 경우, 기준치인 1kg당 100베크렐(Bq)을 초과하는 식재료가 10건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건 2019년 3월 검사했던 생선인 '곤들매기'로, 1kg당 337Bq이 나왔습니다. 기준치(100Bq/kg) 3배가 훌쩍 넘습니다.
 
최근 3년간 후쿠시마산 식자재 검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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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극단적인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우리 선수가 이 곤들매기를, 한 끼에 200g씩, 그러니까 하루에 600g을, 체류하는 20일 내내 먹었다면 어떨까요. 안전 문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니까 이런 가정을 해봤습니다. 현실성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려면 베크렐(Bq) 단위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베크렐은 1초에 몇 개의 방사선이 나오는가에 대한 단순한 개수 단위입니다. 우리 몸에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보려면, 에너지가 얼마나 큰가를 의미하는 시버트(Sv) 단위로 환산해야 합니다. '선량환산계수'를 통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세슘-137(Cs-137)이 기준치 3배 넘게 검출된 곤들매기를, 우리 선수단이, 한 끼에 200g씩 하루 600g을, 체류하는 20일 내내 먹었다면?

337Bq/kg X 0.6kg X 20일 X 1.3E-5mSv/Bq(선량환산계수) = 0.053mSv


0.053mSv 정도 피폭되는 걸로 나왔습니다. 흉부 엑스레이 한 번 찍으면 우리 몸은 0.1mSv 정도의 방사선량을 받습니다. 엑스레이 0.5번 정도의 방사선량을 받는 걸로 나왔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기준치 3배 되는 생선을 올림픽 기간 내내 먹는, 매우 극단적인 전제 조건입니다.

● 공간 방사선량 팩트체크

다음은 도쿄에 있는 것만으로도 받게 되는 방사선량입니다.

지난 6일 기준 도쿄의 방사선량은 1시간에 0.036μSv입니다. 밀리시버트(mSv)가 아니라 마이크로시버트(μSv) 입니다. μSv는 mSv의 1/1000입니다.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매일 공개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서울 강남의 방사선량 수치는 0.133μSv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본 방사선량은 우리보다 1/3 정도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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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https://www.kr.emb-japan.go.jp/itprtop_ko/index.html)

믿기 어려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희 사실은팀이 도쿄 현지 취재를 가서 직접 측정한 수치를 활용하려고 합니다.

2019년 9월, 제가 직접 도쿄에 유독 방사능이 높은 지역인 이른바 '핫스팟'을 취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국내외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높게 측정된 수치를 기준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대부분 제가 측정한 것보다는 낮았고, 있더라도 "1μSv까지 나왔었다"는 식의 전언 혹은 인터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팩트체크 기자인데, 남의 말 듣고 사실을 전제할 수는 없겠죠.

당시 측정기를 땅에 가까이 대보니, 0.52μSv가 나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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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SBS 8뉴스 '日 올림픽 올리는 도쿄, 방사능 안전지대일까', 2019년 9월 23일

하지만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위해 수치를 측정을 할 때는 지상 1m 위에서 해야 합니다. 다리 부위는 방사능 영향이 크지 않고, 생식기와 복부 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미터 높이에서 다시 재봤습니다. 0.32μSv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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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SBS 8뉴스 '日 올림픽 올리는 도쿄, 방사능 안전지대일까', 2019년 9월 23일

어쨌든 일본이 만든 기준치 0.23μSv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이번에도 극단적인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20일 내내, 우리 선수들이 이 지역에서 서 있지 않고, 땅 가까이에서 누워만 있었다는 가정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시간당 0.52μSv 나오는 지역에서, 20일 동안, 24시간 내내, 서 있지 않고 땅에 누워 있었다면?

0.52μSv X 24시간 X 20일 = 250μSv


250μSv가 나왔습니다. 밀리시버트(mSv)로 환산하면 0.25mSv가 나옵니다. 흉부 엑스레이 2.5번 찍는 정도 피폭되는 걸로 나왔습니다.

● 극단적 조건에서 '엑스레이 3번'

결국, 지금까지 수치로 알려진 가장 오염된 먹거리만 먹고,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오염된 지역에만 머무른다고 매우 극단적으로 가정할 때, 둘을 합쳐 엑스레이 3번 찍을 때와 같은 수준으로 피폭 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현실성 없는 가정이니, 그 아래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실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에서 장기간 머무르지 않는 이상, 우리 몸에 해를 줄 정도로 피폭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 선수들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인들은 1년에 3.1mSv, 엑스레이 31번 찍는 양의 자연 방사선량을 받습니다. 2024년 파리올림픽 때, 우리 선수단은 왕복 비행기 안에서만 0.1mSv, 엑스레이 한 번 찍는 정도의 방사선량을 받게 됩니다.

<팩트 참고자료>
조건우·박세용, 「방사능 팩트체크」, 북스힐, 2021년
후쿠시마현 식자재 검사 결과( https://www.new-fukushima.jp/top)
주한일본대사관( https://www.kr.emb-japan.go.jp/itprtop_ko/index.html)
SBS 8뉴스 '日 올림픽 올리는 도쿄, 방사능 안전지대일까', 2019년 9월 23일.

(자료 조사 : 김정연, 양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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