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여자배구를 자랑스러운 4위로 이끈 김연경 선수는 단순한 스포츠 스타를 넘어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이제 태극마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면서 좀 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김연경은 무릎과 허벅지에 테이핑을 한 채 통증을 잊고 마지막까지 날아올랐습니다.
비록 졌지만, 김연경답게 승자를 축하해 주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습니다.
[김연경/여자배구 국가대표 : 강한 상대였고, 저희가 좀 더 할 수 있는 부분 하자고 얘길 했는데… 아쉽게 된 것 같습니다.]
김연경이 17살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한 2005년, 여자배구는 남자 경기의 '오프닝 게임' 취급을 받던 비인기 종목이었습니다.
김연경의 출현이 모든 걸 바꿔놓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해 해외 무대를 누비며 우승을 이끌었고,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자신감과 투지 넘치는 성격과 몸짓, 차원이 다른 리더십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시대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여자배구의 인기를 프로야구 수준으로 올려놓으며 프로스포츠의 판도까지 바꿨습니다.
[김연경/여자배구 국가대표 : 꿈꾸는 것 같이 많은 분들한테 응원받으면서 많은 관심 속에서 배구 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너무 즐거웠고요. 끝까지 응원해주신 거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위대했던 국가대표 16년의 여정을 마무리한 배구 여제의 소망은 소박했습니다.
[김연경/여자배구 국가대표 : 좀 쉬고 싶고요. 진짜 밖에 식당에 가서 그냥 흔하게 밥 먹고 가족들이랑 같이 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