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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에 쏜 금빛 활, 오진혁 "중년 여러분, 할 수 있다"

마흔 살에 쏜 금빛 활, 오진혁 "중년 여러분, 할 수 있다"
"중년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안 해서 못하는 거죠."

마흔 살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중년의 명사수' 오진혁(현대제철)은 대한민국 중년에 이런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오진혁은 동생들인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경북일고)을 이끌고 출전한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2016 리우올림픽 한국 남자 양궁 종목에서 사상 첫 개인전 금메달을 안겼던 오진혁은 당시 30대였습니다.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때까지 9년이 걸렸습니다.

수십 년간 지속해온 반복 훈련에 오른쪽 어깨는 심하게 망가졌습니다.

그러나 오진혁은 아픈 어깨를 부여잡고 한 번 더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훈련을 이어갔고, 결국 동생들과 함께 금메달을 땄습니다.

시상식 뒤 취재진과 만난 오진혁은 "어깨 부상을 계속 안고 훈련하며 통증을 견디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그러나 계속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활을 계속 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훈련했다. 어깨가 안 좋았지만, 경기에 못 나갈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오진혁은 대한민국 중년을 향한 응원의 말도 했습니다.

오진혁은 이번 우승으로 양궁과 한국 스포츠 사상 최고령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그는 "젊게 마음을 먹으면 몸이 젊어진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오진혁과의 일문일답입니다.

남자 양궁 단체 금메달 (사진=연합뉴스)

Q. 9년 전 런던 개인전 금메달과 지금 목에 건 단체전 금메달 중 뭐가 더 값지게 느껴지는가.

▲ 지금은 이게(목에 건 금메달을 가리키며) 훨씬 더 값지게 느껴진다. 런던 올림픽 당시에 (단체전에서 딴) 동메달이 (개인전 금메달보다) 좋았다. 동생들과 같이 고생해서 딴 동메달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때 동생들과 금메달을 함께 따지 못한 아쉬움을 오늘 해소했다. 단체전 금메달이 더 좋다.

Q. 한국 남자 대표팀의 경기력이 5년 전 리우 때보다 좋았다.

▲ 한국 양궁은 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다음 올림픽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1년 미뤄지면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벌게 됐다. 그동안 한국 양궁은 더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래서 경기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

Q. 오늘 슛오프에서 결정적인 10점을 날린 김제덕의 경기력에 대해 평가해 달라.

▲ 김제덕이 오늘의 영웅이다. 힘든 상황마다 10점을 쏴주면서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가 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고마운 동료이자 고마운 동생이다. 

Q. 막내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가 어떻게 들렸나.

▲ 전에 김우진 선수가 해 준 적이 있는데…. 이번엔 더 어린 동생이 하니까 살짝 낯설긴 했다. 그런데 금방 익숙해졌다. 긴장 푸는 데 도움도 됐다.

Q. 김제덕 2관왕 했는데 격려 한마디 부탁한다.

▲ 첫 올림픽인데 벌써 2관왕을 했다. 이게 끝이 아닐 것이다. 당장 이번 대회에서 앞으로 (개인전) 경기가 남아있다. 다음 올림픽도 있다. 목표가 이뤄졌다고 해서 양궁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다. 다음 올림픽까지, 2관왕, 3관왕 할 수 있는 선수 되기를 바란다. 

Q. 올림픽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 어깨 부상을 계속 안고 훈련하며 통증을 견디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계속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활을 계속 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훈련했다.

Q. 대한민국 중년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 여러분도 저처럼 할 수 있다. 안 해서 못하는 거지, 하면 다 할 수 있다. 젊게 마음을 먹으면 몸이 젊어진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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