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영방송, 개회식서 '타이완' 언급…발끈한 중국

일본 공영방송인 NHK 앵커가 그제(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에서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 대신 '타이완'이라고 언급해 중국이 반발했습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타이완 선수단은 104번째 순서로 입장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당시 장내에서는 영어로 'Chinese Taipei'로 음성 안내가 됐고, NHK의 방송 화면에서도 같은 이름의 영어 자막이 달렸지만, NHK 앵커는 일본어로 중계하면서 '타이완'(たいわん·대만)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자 중국 인터넷에서는 NHK 비난 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사설로 NHK의 '타이완 언급'을 비난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며 "올림픽은 성스러운 무대로 모든 더러운 속임수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이완은 NHK의 언급에 반색했습니다.

차이잉원(蔡英文) 타이완 총통은 NHK의 개막식 중계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또 얼마나 큰 도전이 있다 해도 스포츠의 힘, 올림픽의 가치를 흔들 수는 없다"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주최국에 일본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은 1981년 이후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대회에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이 국호인 '중화민국'이나 '타이완'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운 중국의 반대 때문입니다.

타이완에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굴욕적인 호칭이라고 여기는 여론이 많습니다.

1949년 국공내전이 끝난 이후 중국은 타이완 섬을 통치한 적이 없음에도, 어떤 희생을 치러서도 꼭 되찾아야 할 '미수복 영토'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사진=차이잉원 총통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