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산불, 날씨까지 바꿨다…동부 뉴욕까지 연기 뒤덮여

미국 서부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계속 세력을 키우며 서울의 2.6배에 달하는 면적을 불태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NN 방송은 미국 연방산림청(USFS)이 운영하는 재난 정보 사이트 '인치웹'을 인용해 오리건주 남쪽에서 발생한 산불 '부트레그 화재'가 20일까지 38만8천359에이커(약 1천571㎢)를 태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서울 면적(605.21㎢)의 2.6배에 달하는 것이자, 광역 로스앤젤레스(LA)보다도 더 넓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부트레그 화재는 지난 6일 오리건주 남부의 베이티에서미 서부 북서쪽으로 약 24㎞ 떨어진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방관 2천250명이 투입돼 진화 중이지만 진화율은 아직 30%에 그칩니다.

기록적인 가뭄에 폭염이 겹친 가운데 발생한 부트레그부 화재는 오리건주에서 현재 진행 중인 대형 산불 8건 중 하나입니다.


소실 면적 기준으로 오리건주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이 산불로 2천 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고, 주택 67채가 전소했습니다.

창고나 주차장 등 부속건물도 117채가 불탔습니다.

지난 13일간 평균적으로 시간당 거의 1천100에이커를 태웠는데 이는 45분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 규모를 집어삼킨 셈이라고 CNN은 전했습니다.

오리건주 산림국의 마커스 커프먼은 "이 화재는 너무 크고 너무 많은 에너지와 열을 생성하면서 날씨를 바꾸고 있다"며 "보통은 날씨가 화재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에는 화재가 날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습니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서부에서는 부트레그 화재 외에도 13개 주에서 모두 80건의 대형 화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화재들로 발생한 연기가 이례적으로 연기 기둥을 형성한 뒤 고고도에서 부는 바람에 실려 동부 해안까지 수천 마일을 날아가고 있습니다.

CNN은 "짙은 연기가 서부에서는 공기 질을 위험하게 하고 중서부와 북동부의 하늘까지 괴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오대호와 동부 해안에는 20일 아침 안개가 걷힌 뒤에도 산불로 생긴 짙은 연무가 하늘을 뒤덮으면서 햇빛을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또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등 일부 지역에는 연기가 지상까지 내려오면서 공기 질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