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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미리 알려줄 거야"…'19억' 추악한 채용 뒷거래

<앵커>

경기도 평택의 한 사학재단이 교사 채용을 대가로 19억 원 상당의 뒷돈을 챙겼다가 적발됐습니다. 돈을 낸 지원자들에게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줬고 또 선생님이 되겠다는 지원자들도 알려준 문제의 답만 그대로 적어냈습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정규직 교사 채용을 앞두고 한 사립학교 직원이 지원자와 통화합니다.

[사립학교 교직원 - 지원자 통화 (지난해 1월) : 문제는 ○○선생이 나중에 만나면 미리 알려줄 거야. 뽑기로 다 돼 있어 이야기가. (아 진짜요?) 그렇지, 그거 안 하고 어떻게 해, 추진을. 이런 방법을 안 하고는…. (네, 맞아요.) 사립학교 교직원 될 수 없는 현실이….]

얼마 뒤,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사립학교 교사 - 지원자 통화 (지난해 2월) : 내가 (면접) 문제 불러줄게. 세 문제 더 추가. (출제) 교수님이 '킬러 문항'으로 한다니까 받아 적어, 알았지. (네. 말씀하세요.) 1. 학교 복지의 질 향상을 위한….]

지난해 초 경기도 평택 한 사학재단 교사 채용에 488명이 몰렸습니다.

약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3명만 합격했는데, 모두 이런 식으로 문제나 답을 미리 건네받은 지원자들이었습니다.

노골적인 부정행위는 교육청 감사로 금방 탄로 났습니다.

한 수학 과목 만점자는 25개 문항 가운데 17개를 풀이도 하지 않고 정답만 써냈고, 국어 시험을 치른 2명은 똑같은 오답을 적기도 했습니다.

[사립학교 교사 - 수학 과목 만점자 통화 : 수학 몇 개 틀렸어? (수학 저 우선 다 정답을 적었습니다.) 정답 다 적었어? (네.) 아이고, 한두 개만 틀리지 그랬어. (지원자가 너무 많다고 그러셔서….) 80점짜리가 한두 명밖에 안 돼, 교육학도 그렇고.]

결국 경찰 수사로 추악한 돈거래가 드러났습니다.

재단 이사장과 아들인 행정실장은 친한 교사 2명에게 돈을 낼 지원자를 물색하도록 시켰습니다.

알선 브로커까지 끼어들면서, 18억여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재단 이사장과 돈을 건넨 지원자와 부모 등 모두 36명을 검찰에 넘겼는데, 범행을 주도한 행정실장과 교사 2명은 현재 구속 상태로 2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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