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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내부 고발뿐인데"…공익 신고 보호 '구멍'

"믿을 건 내부 고발뿐인데"…공익 신고 보호 '구멍'

이현정 기자 aa@sbs.co.kr

작성 2021.07.20 20:40 수정 2021.07.20 22: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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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 못 하는 동물을 맡아 치료하는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어제(19일) 한 동물병원의 실태를 전해드렸습니다.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던 기존 법 개정도 예고돼 있지만, 이런 사례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가 비일비재했지만 그때마다 쉬쉬했다는 동물 병원.

밤새 피를 토하는 강아지를 두고 의사는 잠만 자기도 했습니다.

[A 씨 : 과장님, 별이 이거 또 (피 토했어요). (수의사 : 그럴 거예요.) 네? (수의사 : 그럴 거라고.) 네. 지금 이거 네 번째예요. (수의사 : 오케이.)]

반려동물 의료사고
일반 직원이라 병원의 행태를 지켜만 볼 수밖에 없던 A 씨.

[A 씨 : (보호자 항의로 재입원시킨 '토리'라는 강아지한테) 분무기에 있던 알코올을 버리고 물을 받아서 아이한테 막 뿌리는 거예요. 물려고 하니까 주둥이도 때리고. (저한테) "수액도 끊어버려" 이러면서.]

병원이 보호자에게 CCTV를 보여주지 않고 프로그램 비밀번호까지 바꾸면서 증거를 숨기려 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송으로 괴롭힘 당하지 않을까 벌써 걱정입니다.

[A 씨 : (취재가 시작되자 원장이) '병원에 내부 고발자가 있다. 이 고발자를 실형에 처할 정도로 신고하겠다. 근데 자기가 경찰서 가기 전에 자백하면 경찰 고소는 안 하겠다'고 단체채팅방에 공개적으로 협박했어요.] 

병원장은 취재진에게 제보자를 가리켜 "평소 행실이 좋지 못한 직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내부고발자의 신변을 보호하고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가 있습니다.

471개 법 위반을 공익 신고 대상으로 지정했는데 여기에 '수의사법' 위반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동물병원에서 벌어진 문제를 신고해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수의사법에는 의료과실을 처벌하는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동물병원에 대한 공익신고자는 보호받지 못하고, 문제의 병원이 고발돼도 처벌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의료기관에 대한 제보는 공익성이 큰 만큼 병원에서 비밀 누설 등을 문제 삼더라도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김종훈/변호사 : 내부고발자의 도움이 없다면 보호자는 사실상 법적인 분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사건 자체의 성격이 공익성이 높기 때문에 (제보자가) 보호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SBS는 이번 보도의 제보자에 대해 법률 자문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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