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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in 도쿄] '코겡끼데스까∼' 한 번도 경험 못 한 올림픽이 시작됐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올림픽', '세상에 없던 올림픽'

국내 언론에서 이번 도쿄올림픽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SBS 취재진은 19일 오후 1시 30분 항공편으로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 항공편에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과 관계자, 취재진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올림픽'이라는 말이 실감 났습니다. 공항 관계자가 들어오더니 "올림픽 선수, 관계자는 그대로 앉아있으라"고 소리쳤습니다. 일반 승객이 전부 내리자 선수와 관계자의 차례가 됐습니다.

나리타공항에 착륙한 뒤, 들려온 소리 "올림픽 선수, 관계자는 그대로 앉아있으라"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졌지만, 입국 절차는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입국 절차는 크게 서류 확인 – 코로나 검사 – 결과 대기 – 입국 수속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서류는 여권과 올림픽 AD카드, 한국에서 두 차례 받은 코로나 음성결과지, 기내에서 작성한 건강카드에 OCHA(옷차)라는 앱까지 필요했습니다. 번호순대로 서류 확인을 받은 뒤 코로나 검사를 위해 이동했습니다. 코를 찔러 검사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타액(침)을 통해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침을 많이 뱉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서류 확인 대기 중

코로나 검사까지 받으면 시간과 싸움이 시작됩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실에서 무작정 기다립니다. 1시간이 지나자 올림픽조직위 관계자가 AD 카드를 활성화시켜서 가져다줬습니다. 이후 음성 결과를 받은 사람들이 입국 수속을 위해 떠나기 시작했는데, 취재진의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루 전 유승민 IOC 위원이 공항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격리됐다는 소식도 전해져 불안감이 커져가는 찰나, 반가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유병민 상, 넥스트(다음 단계로 가세요)."

코로나 검사_유병민 라커룸 in 도쿄
대기 또 대기, '무한 대기'였다

음성확인서를 받은 뒤 입국 수속을 받고 짐을 찾아 나온 시간은 오후 5시 10분. 비행기가 오후 1시 20분에 착륙을 했으니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4시간 가까이 걸린 셈입니다. OCHA 앱이 활성화되지 않아 입국에 7~8시간이 걸렸다는 타 매체의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4시간'은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나리타공항에 내린 지 4시간, 드디어 손에 쥐게 된 음성확인서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 내내 취재진에게 강력한 방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선수와 접촉 빈도가 높은 기자는 매일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입국 날을 '0일' 기준 삼아 14일까지는 숙소와 경기장 체류만 허용할 뿐입니다. 외출은 딱 15분만 허용하는데, 숙소 바로 인근의 편의점만 가야 합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서로 안부를 물을 때 '오겡끼데스까(おげんきですか)'가 아니라 '코겡끼데스까(코로나+오겡끼데스까)'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1층에 조직위에서 파견한 인력이 호텔 입구에 앉아 있습니다. '15분을 잘 지켜달라'는 눈빛을 쏘는 거 같아서 "하지메 마시테(처음 뵙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편의점에서 물과 비상식량을 구입해 숙소로 돌아오니 도쿄에서 첫날이 저물었습니다.

10년 넘게 취재를 하며 많은 국제대회를 경험했지만, 도쿄올림픽은 정말 말 그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올림픽' '세상에 없던 올림픽'인 거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21일 동안 야구와 배구, 탁구, 사격, 배드민턴 등 여러 종목을 취재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취재 제한 소식이 들려오지만 한 번 부딪혀보겠습니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신승찬-이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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