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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환자 발생 8일 뒤 합참 보고…'방역 무지' 화 키웠다

<앵커>

청해부대 집단감염이 최악의 사태로 번질 때까지 군의 대응을 보면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감염 초기 현지 부대의 늑장 대응, 또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은 군 지휘부의 '방역 무지'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서 감기 증상자가 처음 나온 건 지난 2일.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아프리카 현지에서 나흘간 기항한 직후라 감염이 의심되는데도 즉각적인 상부 보고는 없었습니다.

감기 환자가 속출한 10일에야 파병 부대를 지휘하는 합동참모본부에 첫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그 사이 부대원에는 감기약만 처방됐고 별다른 격리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참도 국방부도 일주일 넘게 청해부대 보고가 없었던 경위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재욱/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실패했고, 구체적으로 나중에 조사를 해 봐야겠습니다만 담당자나 담당 기관의 인재일 가능성도 많다고 봅니다.]

합참에 보고하면서 실시한 신속항체검사는 사태를 더욱 키웠습니다.

검사 대상 모두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마지막 골든타임마저 놓쳤습니다.

통상 항체는 감염 뒤 2주 정도 지나야 생기기 때문에 신속항체검사로는 초기 감염 여부를 제대로 감별할 수 없습니다.

항체검사보다 신속하게 판별 가능한 항원검사키트에 지난 4월 사용허가가 났는데도 군 지휘부가 이를 현지에 보내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정기석/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간이 항체검사라는 것은 (초기에는) 원래 써서는 안 되는 검사에요. 왜냐하면 항체라는 것은 병을 앓고 나서 생기는 거기 때문에, 병의 초기에는 항체가 생기지 않아요. 정말 무식한 일이죠, 사실은.]

이런 난맥상을 반영하듯 국방부와 합참의 해외파병 부대 우발사태 지침서에는 감염병 위기관리와 대응 절차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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