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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밤새 피 토하는 반려견…방치하고 잠든 수의사

[제보] 밤새 피 토하는 반려견…방치하고 잠든 수의사

이현정 기자 aa@sbs.co.kr

작성 2021.07.19 20:43 수정 2021.07.19 21: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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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반려동물 관련 의료분쟁에 대해 전해드리면서 의료사고 피해를 주장했던 여성이 동물병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사례를 전해드렸는데요. 저희 보도가 나간 뒤 해당 동물병원 직원이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을 폭로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A 씨는 수의사를 보조하는 일을 했습니다.

1년 반 넘게 병원 실상을 목격하며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다 용기를 냈습니다.

[A 씨 : '아,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다른 분, (의료사고 주장하는) 보호자님 SNS를 보게 된 거예요. 좀 이건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 싶어서 (제보하게 됐어요).]

지난달 병원 단체대화방에 올라온 공지글입니다.

'둥이'라는 강아지에게 수액을 잘못 놓는 사고가 있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입니다.

[A 씨 : (둥이가) 3일 뒤에 죽었는데 이게 죽음의 직접적인 연관인진 모르겠어요. 근데 수액을 높은 속도로 맞게 되면 치사율이 되게 높아요. 이것도 야간 과장이 안 봤다는 게, 이것도 방치가 아닐까.]

사고는 비일비재했고 그때마다 쉬쉬했다고 합니다.

[A 씨 : 어떤 아이는 메트로(항생제 수액)가 하루 종일 들어간 애들도 있어요. 이 아이 주사 용량인데 다른 아이한테 맞추는 경우도 봤어요. 보호자님은 알아야 할 의무도 있는데 말해주지 않아서 전혀 몰랐어요.]

반려동물 의료사고
야간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강아지가 계속 피를 토하는데 의사는 눈길만 한번 주고 다시 엎드려서 잠을 잡니다.

[A 씨 : 과장님, 별이 이거 또 (피 토했어요). (그럴 거예요.) 네? (그럴 거라고.) 네. 지금 이거 네 번째에요. (오케이.)]

[A 씨 : 별이 상태 한 번만 봐주세요. 괜찮아요? (살아있음 되지.)]

반려동물 의료사고
[A 씨 : '한 번 더 (혈토를) 하면 얘기해줘' 그래서 네 번째 혈토를 했을 때 말해줬는데 '그럴 거다' 하면서 다시 자는 거예요. 응급인 애들이 몇 마리가 있으면 너무 이제 집에 가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혼자 불안하고.]

심지어 이미 죽은 동물에 안락사 주사를 놓은 뒤 비용을 청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A 씨 : 아이가 사망한 뒤에 안락사 주사를 놨어요. 심폐소생술 비용, 안락사 비용 다 받았어요. 합쳐서 한 40~50만 원. (이런 사실을) 대표 원장님한테도 알려줬는데도 원장님도 그냥 아무 대답안 하셨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내내 속앓이를 해야 했는데, 반려견을 키우는 입장에서 특히 아픈 동물과 보호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더 이상 참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A 씨 : 보호자님들을 돈으로만 보는 것 같아요. 비싼 차를 끌고 오면 이것저것 검사를 다, 청구를 해요. 경차 끌고 오시는 보호자님들에 대해선 '권유라도 해봐. 근데 비싸서 못할 거야' 이러면서…2차 병원으로 보호자님이 처음에 데리고 왔을 때엔 어떻게든 아이를 살리려고 데리고 온 거거든요.]

해당 병원장은 "수액 투입 속도 문제는 수의사가 재량껏 대처했다"며 "피를 토한 강아지는 약간의 혈액이 묻어나는 정도였는데 추가 처치는 무리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락사 등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전민규, CG : 류상수·이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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