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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에 "벽 보고 손들어"…지도교수는 "교육 차원"

전공의에 "벽 보고 손들어"…지도교수는 "교육 차원"

정반석 기자 jbs@sbs.co.kr

작성 2021.07.19 07:50 수정 2021.07.19 09: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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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의 전공의가 지도교수에게 수시로 괴롭힘을 당했다며 병원에 진정을 냈습니다. 해당 교수는 교육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한 대학병원 전공의 A 씨는 지도교수로부터 폭언과 함께 벽을 보고 두 손을 드는 벌을 받기 일쑤였다고 말합니다.

[피해 전공의 : 외래(진료실)에서 하루 열 차례 이상 벽 보고 손을 들고 있게 하는 체벌을, '너는 이제 필요 없다' 이런 식으로 굉장히 모멸감을 주고 자존감을 낮추는 말들을 반복적으로….]

교수를 극진히 모시는 업무도 전공의의 몫이었다고 합니다.

[피해 전공의 : 뛰어가서 엘리베이터를 못 잡으면 엄청 뭐라고 하십니다. 회식을 갔을 때도 교수님 외투를 직접 입혀 드리거나 벗겨드리는, 교수님이 모션을 취하면 저희가 입혀 드리는 걸로.]

해당 교수에게 지도받은 다른 의사들도 공개 장소에서 체벌을 당했다거나 환자를 돌보는 일 외에 불필요한 업무를 해야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병원 일을 그만두려던 A 씨,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도움으로 병원 측에 해당 교수를 징계해달라는 진정을 냈습니다.

지도교수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업무 강도가 높은 의료환경에서 교육적 목적으로 그랬다는 입장입니다.

[지도교수 : 환자분한테는 단 한 번의, 온리 원 찬스잖아요. 둘만 있는 공간에서 수 초에서 30초 미만으로 손들고, 모욕주거나 그런 게 아니고 다시는 전공의가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교육적인 차원에서….]

그러나 학생들에 대한 체벌도 사라진 마당에 전공의를 상대로 이런 방식의 교육을 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권호현/직장갑질119 변호사 : 직장 내에서 손들고 있으라는 사례는 처음 봅니다. 의료환경이나 사제지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성인인 전공의에게 손들고 있으라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함이 명백해 보입니다.]

병원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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