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 500마리를 키우는 농장이 있는데 곳곳에 개 사체가 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농장 주인은 취미로 키우는 거라고 했지만 이런 곳에서 지적 장애인까지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있었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 쓰러져가는 철장마다 개들이 갇혀 있습니다.
위생상태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고, 군데군데 개 사체까지 눈에 띕니다.
개들의 건강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임영기/동물구조119 대표 : 발가락 사이사이가 철망에 의해서 갈라져서 항상 부어 있거나 피가 흐르고 있죠. 죽은 개들은 불에 태우고.]
500마리 넘는 개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데 농장 주인은 취미로 개를 길렀다고 주장합니다.
[개 농장 주인 : 이거에다 그냥 재미를 붙이고 사는 거야. (재미를 붙이셨다고요?) 취미. 취미.]
하지만 근처 주민들 얘기는 달랐습니다.
[마을 주민 : 전부 도살장으로 가는 거죠. 개장수들인데, 트럭 큰 칸에다 싣고서….]
주민들은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남성도 학대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마을 주민 : 노예같이 보여요. 우리가 보기에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이 남성은 의사소통조차 어려웠습니다.
[개 농장 작업자 : 돈 같은 거 안 받고 막걸리하고 담배하고 이렇게 놓고 일을 하고 있어요.]
일하고 받은 건 막걸리와 담배뿐이라고 했는데, 농장 주인은 "착취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이" 라고 주장합니다.
[개 농장 주인 : 60만 원씩 줬는데. 밀린 적 없고. 나는 절대로 그 아저씨를 강제로 일 시킨 적이 없어요.]
하지만 남성의 생활공간은 쓰레기와 벌레, 거미줄이 가득합니다.
이 60대 남성은 어떻게 이곳에서 일하게 됐는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산 지가 10년이 넘었다는 것만 어렵게 기억해 냅니다.
[개 농장 작업자 : 12년 전인가 그렇죠. 사모님이 혼자 일을 하니까, 농장 운영하니깐 그 밑에서….]
이 남성은 그제(14일) 경찰과 장애인 지원 단체의 도움으로 이곳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