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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저희 다 때려치워요!" 간판에 써 붙인 버거킹 직원들, 왜?

[Pick] "저희 다 때려치워요!" 간판에 써 붙인 버거킹 직원들, 왜?
미국 패스트푸드 매장 직원들이 단체로 일을 그만두면서 내건 '팻말'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4일 미국 CNN 등 외신들은 네브래스카주 링컨에 위치한 버거킹 매장 입구에 "저희 모두 그만둡니다"라는 독특한 글이 나붙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매장 간판에는 직원들의 '깜짝 선언'과 더불어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라는 짤막한 사과글도 적혔습니다. 오가는 이들이 촬영한 이 간판 사진은 금세 온라인상에 퍼지며 화제가 됐습니다.

버거킹 간판을 발견한 한 누리꾼이 SNS에 공개한 사진. (사진='JazariKual' 트위터)

이 같은 글을 게시한 이는 다름 아닌 지점 관리자 레이첼 플로레스 씨였습니다. 실제로 동료 직원들과 함께 일을 그만둔 플로레스 씨는 이 간판 문구가 버거킹 경영진을 향한 '공개 저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플로레스 씨는 전임 관리자가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관리자 직책을 떠맡았습니다. 다행히 플로레스 씨는 과거 다른 버거킹 지점에서도 근무했던 경력으로 매장 운영을 능숙히 해냈지만,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주방의 찌는 듯한 더위였습니다.

끊임없이 불을 다뤄야 하는 주방 내에는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냉방 시설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여름 초부터 냉방 시설이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고, 실내 온도는 연일 섭씨 35도 안팎으로 치솟았습니다.

버거킹 로고

하루종일 더운 주방에서 일한 직원들은 탈수 증세를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했고, 플로레스 씨는 심지어 일하던 도중 의식을 잃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플로레스 씨는 윗선에 냉방 시설 수리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일하기 싫어 핑계를 대고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 "애처럼 굴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토로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버거킹 경영진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꼈던 플로레스 씨와 동료들은 이 일을 계기로 아예 일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버거킹 측은 과거에도 해당 매장 직원 수를 지나치게 줄이고, 남은 이들의 업무 강도를 높이는 등 직원들을 배려하지 않는 운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브래스카주 링컨의 버거킹 매장 전 관리자 레이첼 플로레스 씨.

플로레스 씨는 "간판의 '저희 모두 그만둡니다'라는 문구는 경영진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한 것이었지만,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는 그동안 매장을 찾아주셨던 손님들께 드리는 말이다"라며 오랜 일자리를 떠나는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누리꾼들은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용기 있는 직원들을 응원한다", "이 매장 단골로서 아쉽지만 속 시원하다", "냉방 시설을 고쳐달라는 당연한 요구에 왜 그렇게 대응한 건지 모르겠다. 존중이 너무 부족하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논란을 인식한 버거킹 측은 "해당 매장 직원들이 겪은 불편은 버거킹의 운영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며 "매장 운영진 측에 사실을 확인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Rachael Flores' 페이스북, 'JazariKual'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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