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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한 달 만에 '삐끗'…리스크 현실화? 당내 불만 봇물

이준석 한 달 만에 '삐끗'…리스크 현실화? 당내 불만 봇물
'이준석 신드롬'이라는 순풍을 타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한 달여 만에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의 어제(12일) 만찬 회동에서 2차 추경을 통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덜컥 합의했다가 당 안팎의 반발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피해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자는 당의 주장이 수용된 것을 전제로 전국민 지급 가능성을 열어둔 합의였다고 주워 담으며 수습에 나섰지만, 당은 벌집 쑤신 상황이 됐습니다.

당장 "실망스러운 판단"(원희룡 제주지사), "제왕적 당 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윤희숙 의원),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조해진 의원) 등 공개 비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추경 협상을 주도하는 원내 지도부와의 조율 없이 1시간 15분 동안 이뤄진 회동만으로 총 33조 원 규모의 추경을 대폭 손질한 것은 '불통 리더십'이라는 지적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 체제는 당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것"이라며 "추경은 원내대표의 소관이고, 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5선 중진인 송영길 의원의 '기습 제안' 수에 이 대표가 쉽게 말려들어 갔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이 대표의 정치 경력도 10년을 넘지만, 경륜과 구력에서 밀린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수면 위로 불거진 반발이 단순히 '재난지원금'에 한정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토론 배틀로 당 대변인단을 선출하는 등 파격적 시도와 '30대 당수'라는 신선함으로 당 지지율을 견인했지만, 제1야당 대표의 발언이 갖는 무게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당내 불만이 내재해있다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분출됐다는 것입니다.

한 의원은 "당 대표라는 장수가 혼자 보병처럼 싸우고 있다"며 "대표는 토론배틀 하며 싸우는 자리가 아니라, 크게 품으면서 한 수를 두는 자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해 '잔인함'(cruelty)이라는 단어를 쓰는가 하면 중국대사 면전에서도 홍콩 문제 등을 거론하며 우려를 전달한 것을 두고도 우려의 시선이 당 안팎에서 새어 나왔습니다.

개인 신분으로 중국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드러낼 수 있지만, 야당 대표로서는 세련되지 못하고 부적절한 외교적 발언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이 대표가 선제적으로 띄운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론도 디테일과 신중함이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특히 여가부 폐지는 젠더 이슈와 맞물려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할 사안인데 당 지도부와 세부 조율이 선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오늘 라디오에서 "(부처 폐지론의) 내용이야 다 훌륭한지만, 집권해서 다시 이야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며 "여가부 폐지도 여성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단점을 보완해 '이준석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 대표에게는 '쓴 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당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본인의 현실을 되돌아본다면,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터질 수도 있는 큰 사고를 예방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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